11일 공정위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르면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본부 사무실에 조사관을 보내 집단휴진 결정과 실행 과정에 위법 사항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의협 본부와 함께 복지부로부터 조사요청이 들어온 경남·충남·전북·인천의사회 등 4개 지역의사회 사무실도 현장조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의 의협본부 현장조사는 이번이 두번째다. 공정위는 2000년 의약분업을 앞두고 의사들이 결의대회를 개최하자 대회 다음날 의협 등 의료단체 사무실을 현장 조사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달 19∼27일 벌인 찬반투표가 위법한지 여부를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지난 3일 의협의 찬반투표 시행이 구성원의 집단휴진 참여를 사실상 강제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공정위는 또 의협이 지역의사회에 보낸 공문과 지역의사회가 낸 성명 등을 입수해 강제성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2000년 집단휴진 사태 때에는 구성원 참여를 강제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지만 이번 집단휴진은 양상이 다소 다르다"며 "참여가 완전히 자발적인지 아니면 강제성이 있었는지를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법 제26조는 사업자단체가 구성원의 사업내용이나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를 부당한 공동행위로 규정해 금지하고, 위반 시에는 시정명령이나 최대 5억원의 과징금 부과, 형사고발 등의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정위는 사업자단체의 경우 과징금 제재의 실효성이 낮은 만큼 지도부 고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원은 2000년 의약분업에 반대해 집단휴진을 이끈 당시 의사협회 지도부에게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한 바 있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도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의협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가 있는지 적극적으로 살펴야 한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원격의료 도입과 낮은 수가 등 정부 의료정책에 반발해 10일 하루 집단 휴진을 벌였다. 11∼23일 '주 5일 주 40시간 근무'의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24∼29일에는 6일간 전면 집단휴진에 들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