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기에 위조여권 소지 승객 2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테러범들에 의한 여객기 공중 폭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여객기가 공중분해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실종기 수색과 조사에 관계한 이 소식통은 "지금까지 어떤 잔해도 발견할 수 없었다는 사실은 사고기가 약 3만5천피트 상공에서 분해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항공기가 이 고도에서 내외부 충격 없이 온전한 상태로 추락했다면 해수면과 부딪칠 때의 충격만 받아 기체 잔해도 모여 있는 형태로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번에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는 그렇지 않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승객 239명을 태운 말레이항공 여객기는 8일 0시41분 쿠알라룸푸르에서 이륙,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다 순항고도인 3만5천 피트까지 상승하고서 같은 날 오전 2시40분께 사라졌다.
이 여객기가 실종된 지 이틀 이상이 지났지만 9일 베트남 남부 해상에서 문짝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된 것 외에 실종기의 잔해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소식통은 이번 실종 여객기가 1985년 대서양 상공에서 폭발한 인도항공 여객기나 1988년 '로커비 사건'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두 사건 모두 3만피트 이상의 순항고도에서 날던 여객기가 공중에서 폭발해 분해했으며, 폭탄테러 가능성이 강하게 의심되는 사례다.
인도항공 소속 182 여객기는 1985년 6월23일 아일랜드 연안 상공에서 폭발해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자 329명 전원이 사망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캐나다인이었다.
조사에 나선 캐나다와 인도 당국은 캐나다에 이민한 시크교 급진세력이 인도 정부가 1984년 암리차르 소재 시크교 황금사원(Golden Temple)을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여객기 폭파를 모의했다고 의심했다.
로커비 사건은 1988년 12월 런던을 떠나 뉴욕으로 가던 미국 팬암 여객기가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폭발해 승객 259명 전원과 로커비 주민 11명 등 270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미·영 합동수사팀은 리비아 정보기관이 이 사건의 배후에 있다고 판단했으나 정확한 경위와 배후 등 진상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폭탄 등에 의한 폭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범죄행위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여객기가 기계적인 문제 때문에 부서졌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