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신용카드 보유량도 4장 미만으로 떨어진데다 금융당국이 과도한 신용카드 발급을 강력히 제한하기로 해 신용카드사들에게는 최악의 해가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1억장을 넘어선 체크카드 중 휴면카드가 절반을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올해 실태 조사를 통해 정리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국민카드, 삼성카드[029780], 롯데카드, 현대카드, 하나SK카드, 우리카드, 비씨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신용카드 발급량은 지난 2월 말 기준 9천900여만장으로 추정됐다.
신용카드 발급량이 1억장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8년(9천624만장) 이래 처음이다. 신용카드는 2002년 1억48만장으로 정점을 찍은 뒤 카드 대란으로 2003~2008년까지 8천만~9천만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2009년 1억69만장으로 1억장을 돌파한 뒤 2010년 1억1천658만장, 2011년 1억2천213만장, 2012년 1억1천63만장, 2013년 1억200여만장 등으로 1억장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최근 신용카드가 급감한 데는 체크카드 활성화와 휴면 카드 정리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지난 1월 중순 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의 1억여건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이 터지면서 신용카드에 대한 국민 불신이 심해진 데 따른 것이다.
카드업계는 카드 정보 유출에 따른 고객들의 카드 회원 해지와 신규 발급 감소 등으로 올해 1~2월에 300만장 가량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정보 유출 카드 3사의 회원이 올해 들어 200여만명 가량 줄었고 나머지 카드사들도 신규 회원보다 탈퇴 회원이 늘어 울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제활동인구 1인당 보유 신용카드는 지난 2월 말 기준 3.9장 수준으로 2007년 3.7장 이래 처음으로 4장 미만으로 내려갔다. 2009년 4.4장, 2010년 4.7장, 2011년 4.9장으로 급속히 늘다가 2012년 4.6장, 2013년 4.0장으로 급감세를 보여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신용카드 총 발급량과 1인당 보유량의 감소세는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카드를 포함해 1~2장이면 경제활동을 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올해 카드사에 휴면 신용카드의 신속한 정리를 지도하고 과도한 카드 상품 출시를 제한할 방침이다. 신용카드 부가혜택 변경도 기존 1년에서 최대 5년까지 늘려 카드사들이 카드 고객 유치를 위해 과당 경쟁을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과도하게 발급됐던 신용카드가 차츰 정상을 찾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고객 정보 유출 사태가 겹치면서 불필요한 신용카드 해지가 가속화됐다"고 밝혔다.
카드업계는 지난 2월 말 기준 체크카드가 1억1천여만장에 달해 9천900여만장 수준까지 떨어진 신용카드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체크카드의 경우 학생증 대용 등 휴면카드가 50%를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체크카드 발급량 1억장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체크카드 휴면카드 실태에 대한 조사에 최근 착수했으며 연내 검토 작업을 거쳐 불필요한 체크카드 정리를 카드사에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체크카드가 1억장을 넘어 신용카드를 앞질렀다고 하는데 신용카드는 휴면카드를 지속적으로 정리한 반면 체크카드는 휴면 카드가 많기 때문"이라면서 "체크카드 휴면카드 실태를 점검해 시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