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간첩사건 피의자 유우성씨(34)에 대한 수사와 기소.재판 과정을 거론한 뒤 " 재판 진행과정에서 증거를 보강하기 위해 3건의 문서를 중국 내 협조자로부터 입수하여 검찰에 제출지만, 현재 이 문서들의 위조여부가 문제가 되고 있어 저희 국정원으로서도 매우 당혹스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저희 국정원은 조속히 검찰에서 진실 여부가 밝혀지도록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고 검찰에 모든 자료를 제출하는 등 진실 규명을 위한 협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수사 결과 위법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관련자는 반드시 엄벌에 처해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계기를 통해 거듭나는 국정원이 되겠다. 다시 한 번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 보도자료에서 문서 위조 경위나 지시 여부,그리고 보고여부 등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수사 결과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관련자를 엄벌에 처하겠다"면서도 남재준 원장 등 국정원 수뇌부의 책임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국정원은 지난 8일까지만해도 "위조는 절대 없었다"며 위조 사실을 전면 부인했고 국정원 협력자 김모씨(61살)가 문서 위조 사실을 시인한데 대해서도 "우리도(국정원) 몰랐다"며 마치 자신의 협력 파트너에게 속은 것 처럼 '꼬리 자르기'에 나서기도 했다.
국정원이 단 이틀사이 입장 선회를 한 것은 검찰이 진상조사에서 수사체제로 전환한데다 국정원 스스로 대북 휴민트인 국정원 협력자에게 위조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무능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우리도 속았다"는 국정원 해명은 입수한 문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법정에 제출함으로써 직무유기는 물론 무능을 그대로 보여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국정원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모든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것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피해보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