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 행사 다채…"권익향상" 큰 목소리

8일 106번째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의 권익 신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전 세계에 울려퍼졌다.


각국에선 축하행사가 열렸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여성의 권리 신장이 여전히 요원함을 보여주는 일 역시 이어졌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여성의 날 행사에서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권리를 누리도록 하는 것이 "21세기에 남아있는 미완의 과업"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전 세계의 빈곤층 중 상당수가 여전히 여성"이라며 세계 어디에서든 여성이 직업과 재산에 대한 권리, 적법한 신분을 보장받고 초·중등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같은 자리에서 여성의 더 많은 사회참여가 사회발전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성 평등 수준이 높은 나라일수록 경제발전 수준 역시 높으며, 평화조약 역시 여성 협상자가 참여할 때 더 성공적"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모델 나오미 캠벨 등은 유엔본부 앞에서 행진을 벌였다.

캠벨은 "아직도 어떤 나라에선 10명 중 7명의 여성이 강간당하고 불구가 되고 있다"며 "여성을 향한 폭력은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우크라이나의 국민 가수 루슬라나 리지치코는 미국 국무부가 여성의 날을 기념해 만든 '2014년 용기있는 국제 여성상'을 지난 4일 받았다. 반정부 시위대에 합류해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달군 공로가 인정받았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7일 우크라이나 현지 신문 기고를 통해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우크라이나에 정의와 평등, 자유를 퍼뜨리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영국에선 공영 BBC 라디오1이 이번 주말 39시간 동안 남성 진행자를 출연시키지 않기로 했다. 런던 자연사박물관은 약 60명의 여성 예술가들이 그린 동식물 등 자연사관련 작품에 전시관을 내줬다.

필리핀에선 1만168명이 수도 마닐라의 한 공원에 모여 거대한 여성 상징(♀)을 형상화하는 행사가 열렸다. 주최 측은 이 기록이 기네스북에 등재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집트에선 약 40명의 여성운동가가 카이로 공항에서 입국을 거절당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여성의 날을 기념해 이집트를 거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려 했던 이들은 공항에서 연좌시위를 벌였으나 결국 입국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밖에 캄보디아에선 200여 명의 여성 운동가가 수도 프놈펜에서 거리행진을 시도하다 저지당했다. 지난주 훈센 총리가 한 달여만의 집회금지령을 거둬들였지만, 경찰은 바리케이드와 최루탄으로 행진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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