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는 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개회식 선수단 입장 때 기수 한 명만 내보냈다.
남자부 바이애슬론에 출전하는 미하일로 트라첸코(37)는 휠체어에 앉아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혼자 행진했다.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소개되자 관중의 박수갈채가 쏟아졌으나 트라첸코는 전혀 호응하지 않았다.
트라첸코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귀빈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줄곧 어둡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 같은 행동은 크림 반도의 병합을 추진하는 러시아에 항의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영토 주권을 지닌 독립국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시위로 해석됐다.
우크라이나는 애초 선수단 철수를 검토했으나 푸틴 대통령과 면담한 뒤 개회식 직전에 대회 출전을 결정했다.
발레리 수스케비치 우크라이나패럴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선수들을 위해 대회에 남기로 했지만 사태가 악화하면 바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대회에 선수 23명, 임원 8명 등 선수단 31명을 파견했다. 선수 23명은 동계 패럴림픽에서는 작지 않은 규모다.
수스케비치 위원장은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러 여기에 왔다"며 "우크라이나가 젊고 강한 독립국이라는 사실을 보여줄 준비가 마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