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는 8일 CBS노컷뉴스를 통해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축하해"란 메시지가 담긴 '고미사축' 편지를 전했다. 이 씨는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며 먼저 떠나 보낸 자식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이 씨는 "새벽기도를 마친 후 갑자기 마음이 평온해졌다"며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고 편지를 쓰게 된 배경을 전했다.
다음은 편지 전문
사랑하는 딸 들리니? 이 못난 엄마의 소리가.
고미사축이란 말이 있단다. 엄마는 이 말을 너에게 들려주고 싶구나.
고마워.
이 땅에서 엄마의 딸로 태어나 예쁘게 곱게 자라 준 것. 스스로 잘 커 준 것. 비록 짧은 생이지만 네 엄마라는 게 고마워.
발음도 시원찮은 네가 고모가 준 돈으로 껌을 사왔지. 고모가 껌을 달라니 약이라고 안주던 너, 아프다고 약 달라고 껌 달라고 하니 '하나님 아버지, 고모 아야 했어요. 고모 안 아프게 해주세요' 하면서 껌을 주던 너.
대학교 때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는데 해외 연수 장학생으로 7개 나라를 공짜로 다녀오고, 보고서를 써 상금까지 탔던 일. 특히 고맙게 기억되는 건 교회에서 SFC회장으로 마이크를 잡고 찬양 인도하던 모습이야. 그 아름다운 모습이 생각나는 구나.
미안해.
난 네게 너무 미안하구나. 여기에서 공기를 마시고 숨쉬고 있다는 것, 그 자체로 미안하구나.
또 넌 차가운 시신으로 냉동고에 있는데, 나는 자다가 한기가 들려 나만 살겠다고 이불을 네 개씩 덮고, 의료용 핫팩을 배 위에 올리고 자는 것도 미안하구나.
넌 먹지도 못하고 누워 있는데, 입에 물을 넣고, 죽을 입에 넣는 게 미안하구나. 그래도 네가 원하는 삶, 바라는 삶이 무엇인지 알기에 굳이 애써 참으며 살련다.
사랑해.
많이 사랑했다. 그리고 영원히 사랑하련다. 네다섯살 꼬마들 말처럼 하늘 땅땅만큼 사랑한다.
축복해.
천군천사 보호아래 하늘나라에서 편히 있길 바란다. 엄마는 믿는다. 유아세례 받고, 입교식 하고, 성가 대원으로 봉사하며 살았으니 천국에 간걸 확신한다. 한 번 하나님의 자녀는 영원한 자녀이기 때문이란다. 하나님은 변덕쟁이가 아니기에 하나님 나라에 간 것을 축복한다.
믿음의 성도 여러분, 어떻게 죽었냐는 하나님 나라에 가냐 못 가냐가 아니라 죽음의 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성도 분들도 기도하고, 하나님 나라 간 것을 축복해 주시길 바랍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