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중국 위대한 국가지만 체제는 위험"

워싱턴국립성당서 연설…인근서 불교도 반대 시위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7일(현지시간) 중국이 국가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더 많은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달라이 라마는 이날 워싱턴DC의 워싱턴국립성당에서 한 연설에서 "우리는 중국 국민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경한다"면서 "중국 국민은 열심히 일하고,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중국은 위대한 국가지만 그들의 체제는 이런 중국 국민 개개인의 창조성이 발휘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면서 더 많은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국민적 잠재력을 일깨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13억 중국 국민은 현실을 알 권리가 충분히 있고, 이들 국민이 현실을 안다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판단할 수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검열 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달라이 라마는 또 티베트의 독립 문제에 대해서는 "티베트 주민들은 기꺼이 중국의 일부로 남아있을 것"이라면서도 "더 강력한 자치를 통해 그들의 문화와 환경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학생이 "왜 중국 정부가 당신의 워싱턴 방문 일정에 화가 났느냐"고 질문하자 "그들에게 물어보라"고 답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솔직함이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 같다며 "나는 그들이 무엇을 말하든 '예'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달라이 라마가 연설하는 동안 워싱턴국립성당 밖에는 수백명의 불교 신자들이 "달라이 라마는 거짓말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달말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3번째 회동을 했던 달라이 라마는 전날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상원 개회기도를 집전한 뒤 존 베이너 하원의장,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양당 상·하원 지도부와 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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