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유럽의 경제지표는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미국은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 '시티 유럽 경기서프라이즈 지수(Citi surpri se index)'는 상승하고 있지만 미국은 하락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다소 엇나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 증시는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유럽의 금리인하와 양적완화정책 실행 등 정책 기대감은 낮아졌지만 미국은 정책 기대감(양적완화 축소 속도 조절)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증시는 경기보다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도 정책이 있다. 다름 아닌 내수부양이다. 국내 내수부양은 부동산을 빼고는 말하기 어렵다. 부동산이 가계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하기 때문이다. 다른 국가에 비해 가계의 부동산 비중이 높아 부의 효과(Wealth Effect)도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경기회복이 내수경기 회복과 직결돼 있다는 얘기다.
내수부양의 중심 부동산
둘째 국내 주택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모든 자산가격이 그렇듯이 거래량이 증가해야 자산가격 상승과 회복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다. 올해 1월 전국 주택거래량은 5만8846건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7.4%나 급증했다. 2013년 1월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와 2014년 1월 취득세 영구 인하 등의 정책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증가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12개월 평균 거래량을 보면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꾸준한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주택거래량의 경우 계절적인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사철인 2~4월 거래량이 증가한다는 점도 주택거래량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공산이 크다.
넷째 주택가격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소비심리지수(CSI) 가운데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소득층으로 분류되는 월소득 400만원 이상 가계의 주택가격전망지수가 크게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주택 구입 여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층의 주택가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의 긍정적인 전망은 주택시장 회복에도 도움을 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주택 매수강도도 점진적으로 회복하고 있다. 주택시장을 향한 투자심리 개선의 시그널이 강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주택투자의 기대수익률이 예전처럼 높지 않다는 문제점은 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 레벨이 낮아지면서 주택투자수익률도 하락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가계 소비가 짧은 시간 안에 큰 폭의 개선세를 보이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duke7594@hana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