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차 잦은 운행중단…시민은 불안하다

기계 노후 쪽으로 사고 책임 돌려, 안전 의식과 감시 체계 더 강화해야

지하철
서울 지역 전동차의 운행 중단 사고가 빈발하면서 시민들의 우려와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올들어 한달새 서울과 수도권에서만 운행이 10분 이상 중단된 것이 벌써 4차례나 되기 때문이다.

설 전날인 28일 저녁 4호선 이촌역과 동작역 사이에 전동차가 멈춰서 50분 간시민들의 발이 묶인 것을 비롯해 1호선에서 2차례(이상 한국철도공사 관할), 2호선에서 한차례 운행이 중단됐으며 그 때마다 시민들의 환불과 항의 소동이 이어졌다.


사고는 주로 승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출ㆍ퇴근 시간에 발생했으며 비록 낮 동안 발생했어도 사고 처리가 지연되며 러시아워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19일 오후에는 1호선 관악역에서의 단전 사고로 서울 외곽의 안양-구로역 간 전동차가 1시간여 동안 전면 중단돼 복구가 늦어지며 퇴근길 `교통대란''을 낳았다.

하루 뒤인 20일 저녁에는 도심 구간인 서울역과 시청역 사이에서 전동차가 40분가량 멈춰서 승객들에게 큰 불편을 끼쳤다.

앞서 13일 아침에는 지하철 2호선 이대-아현역 사이에서 시운전하던 서울지하철공사 소속 전동차가 멈춰 20여분 간 출근길 시민들이 지각사태를 겪기도 했다.

이들 사고 중 관악역 단전을 제외한 나머지 3건은 모두 전동차의 이상이 사고의 원인이 됐다.

관악역 사고가 유선케이블 설치 중 취급 부주의가 원인이었지만 나머지 사고는전기공급 및 동력 장치 이상 등에 인한 전동차 고장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사고가 잇따르자 철도공사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철도공사의 한 관계자는 "갑자기 사고가 계속 이어지는 게 무엇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우연이 겹치면서 사고가 집중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내구연한(차량 수명)은 넘기지 않았지만 20년 내외나 된 전동차가 예산 부족 때문에 적시에 교체되지 못한 것이 사고의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철도공사측이 이렇게 기계 노후 쪽으로 사고의 책임을 돌리고 있지만 이번을 계기로 철도공사와 지하철공사 모두 안전 의식과 감시 체계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근 전동차 고장으로 퇴근길에 불편을 겪은 바 있는 40대 회사원 김모씨는 "이유야 어찌됐던 지하철의 첫 운행이 시작된 지 30년 이상이나 된 나라에서 이렇게 사고가 자주 발생된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시민들이 안심하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당국이 안전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 이모(32.개인사업)씨는 "이런 사고가 잦으면 우리 같은 서민들이 불안해서 어떻게 전철을 이용하겠느냐"며 "더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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