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다름 지점이 폐쇄되고 소속 지점의 직원 수도 지난해보다 20%나 줄었지만 이전보다 더 나은 실적을 요구받으면서 신규 고객과의 접촉을 늘렸다.
인터넷 뱅킹과 텔레뱅킹 고객이 늘고 직접 창구를 찾는 고객 수가 상대적으로 줄면서 지점 사무실에 앉아서는 고객과의 대면이 쉽지 않아졌다.
김부장은 경영 비용 절감차원에서 소속지점과 인근 지점이 통폐합된 뒤부터 업무 시간을 스스로 늘려잡았다.
비용절감을 위해 점포 축소에 주력해온 국내 은행들이 정작 고객 대면접촉 감소라는 현실에 직면하면서 딜레마에 빠졌다.
비용절감도 중요하지만 수익성 제고를 위해선 고객과의 직접 대면이 기본이란 절실함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외환·기업·농협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 7곳이 지난해 정리한 점포수는 총 114곳이다.
이 가운데 하나은행이 가장 공격적이어서 시중 은행 중에서 가장 많은 28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다른 은행들도 평균 10곳 이상씩을 없앴다.
이러다 보니 은행을 찾는 고객과의 직접대면을 통해 얻는 부수적인 영업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은행들로서는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은행들은 부득이 점포를 줄일 수밖에 없지만 고객과의 대면부족을 보완할 대책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움직이는 이동은행 서비스를 강화했다.
이른바 '포터블 브랜치 서비스’라고 하는데, 스쿨뱅킹이나 기업체 임직원 통장신규, 카드신규, 집단대출 등이 있을 경우 차량을 이용해 현장으로 달려가는 이동은행 창구다.
우리은행은 포터블 브랜치를 기존 30개에에서 올해 10개 추가 도입해 총 40대를 운영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S-Kit라는 이동형단말기를 통해 고객 접촉을 확대해 가고 있다.
s-kit는 007가방 크기의 단말기인데 사람들이 밀집하는 대규모 행사장 등에서 요청이 있을 경우 직원이 직접 휴대하고 가서 은행업무를 처리해주는 일종의 이동점포다.
신한은행 한 지점 직원은 "s-kit를 가지고 찾은 현장에서 종종 대출상담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고 말했다.
점포 개설 전략에도 고객과의 대면을 늘려야 한다는 절박함과 당위성이 반영되고 있다.
개인 고객이 주로 찾는 소규모 점포는 통폐합하는 대신 공공기관 밀집지역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단등 지에 점포를 신설해 효율성을 높여 나가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검단산업단지와 광주첨단지구, 군포IT밸리 등의 산업단지에 지점을 열었고 외환은행도 가산디지털단지, 성서공단, 서부산유통단지 등 공단을 중심으로 점포를 신설했다.
"비용은 줄이되, 고객과의 대면은 늘려라".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하는 것이 은행들에게 떨어진 지상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