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야권지도자 동성애 재판서 여야 공방

말레이시아 정계의 관심사로 떠오른 지방 보궐선거에 출마한 야권 지도자 안와르 이브라힘(66) 전 부총리에 대한 동성애 재판이 재개돼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말레이시아 언론과 외신은 7일 전날 행정수도 푸트라자야 고등법원이 안와르 전 부총리의 동성애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시작했다며 야권 측이 안와르 전 부총리에 대한 흠집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의 유력한 후계자였던 안와르 전 부총리는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대책에 대한 총리와 갈등으로 실각한 뒤 부패·동성애 혐의 등으로 고난을 겪다가 인민정의당(PJP)을 창당, 현재 야권 3당 동맹 '국민연합'(PR)을 이끌고 있다.

이번 재판은 안와르 전 부총리의 동성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012년 법원 판결에 정부가 항소해 진행되는 것으로 23일로 예정된 슬랑오르주 지방의회 보궐선거를 앞두고 열려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와르 전 부총리는 이 선거에서 당선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 선거는 그가 당선 후 슬랑오르주 행정장관에 취임, 정치적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권연합 '국민전선'(BN)과 '국민연합'이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안와르 전 부총리 측의 카르팔 싱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가 23일 전에 유죄 판결을 하면 안와르 전 부총리는 보궐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야권은 이 재판을 정치재판이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안와르 전 부총리는 "그들 주장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이 재판은 명백한 정치 행위"라고 비판하고 "재판부가 독립성을 유지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성애 행위는 말레이시아에서 최고 20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중죄로 안와르 전 부총리를 계속 괴롭히고 있다.

법원은 1998년 그의 동성애 혐의를 인정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2004년 이를 뒤집었다. 검찰은 다시 다른 고발인을 내세워 2008년 다시 기소했으나 재판부는 2012년 검찰의 DNA 증거를 신뢰할 수 없다며 또 무죄를 선고했다.

안와르 전 부총리는 이후 야권 3당을 '국민연합'으로 규합, 지난해 5월 총선에서 국회 222석 중 89석을 얻어 1957년 독립 후 계속 집권해온 '국민전선'을 상대로 최대의 성과를 올리는 등 여권에 최대 위협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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