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회장은 7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연 'KT 고객정보 유출 관련 브리핑'에 참석해 "이번 해킹으로 인해 개인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된 사건에 대해 KT 전 임직원을 대표해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하고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황 회장은 "특히 지난 2012년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일어난 이후 보안 시스템 강화를 약속했음에도 또다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점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고객정보가 두 차례에 걸쳐 유출됐다는 것은 IT전문기업인 KT로서는 너무나도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고객 정보의 추가적인 유통이나 악용을 막기 위해 관련 부처와 협력하고 있으며 유출된 개인정보 내용도 파악되는 대로 고객들에게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새롭게 경영을 맡은 이상 과거의 잘못은 모두 새롭게 매듭지어 회사가 '1등 KT'가 될 수 있도록 바로잡고 관련 내용도 조속히 규명해 엄중히 조치하겠다"며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초 이날 브리핑에는 KT 최고기술책임자(CIO, IT부문장)인 김기철 부사장이 참석하기로 돼 있었으나 황 회장이 직접 참석해 사과했다.
이는 황 회장이 이번 사건의 중대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2012년에 이어 2년여만에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한데 따른 보안관리 문제 등 KT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앞으로 대대적으로 개혁해 나가겠다는 의지 표시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은 "회장님의 새로운 경영방침은 '1등 KT'로 고객에게 새로운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인데 생명과 같은 중요 자산인 고객정보가 유출된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직접 사과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KT가 새로운 경영 체제가 출발하면서 악재가 터지고 있다"면서 "새 회장님은 이런 부분에 대해 앞서서 사죄할 것은 사죄하는 자세로 경영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KT 측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직 수사기관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넘겨받지 못했다며 유출 경로나 구체적으로 어떤 고객정보가 얼마나 유출됐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하지 못했다.
김 부사장은 기자들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실은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발표하기 전날 알게 됐다"고 밝혔으나 "그 이후 나름대로 유출된 경로 등을 분석하고 있지만 (아직은) 일종의 추측에 불과해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2년 전 있었던 고객정보유출은 대리점 PC를 통한 시스템에 직접 접근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고객 편의를 위해 만든 웹서비스를 통해 해커가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만 내놨다.
특히 김 부사장은 "(지난 2012년 고객정보 유출 당시 약속했던) 영업전산 시스템 개편 관련 프로젝트가 진척이 잘 안 됐다"며 "(앞으로도)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해 2년 전에 약속한 보안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음을 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