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시위사태 국제문제 비화 조짐

미주기구 회의 소집 문제로 베네수엘라-파나마 공방

베네수엘라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를 놓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국제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와 파나마는 미주기구(OAS) 회의 소집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파나마 정부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초래된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방안의 하나로 미국 워싱턴에서 OAS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자고 제의했다.


이는 베네수엘라 야권이 "호세 미겔 인술사 OAS 사무총장과 회원국 정상들이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시위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며 OAS의 개입을 촉구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전날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파나마 대통령을 미국의 '하수인'으로 표현하면서 파나마와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파나마가 베네수엘라 정부에 반대하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치·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경제·통상 관계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OAS가 자국 문제에 개입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OAS를 배격하고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와 남미국가연합,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등 중남미 국제기구를 우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대해 파나마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하수인' 발언과 외교관계 단절 선언을 강하게 비난했다.

파나마 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파나마와 파나마 대통령에 대한 마두로 대통령의 무례한 발언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마르코 아우렐리오 가르시아 브라질 대통령실 외교보과관이 전날 마두로 대통령을 만나 시위 사태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가르시아 보좌관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야권과의 대화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엘리아스 하우아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은 "어떤 국가로부터도 중재와 관련한 공식적인 제안이 없었다"면서 "우리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페르난도 엔히케 카르도조 전 브라질 대통령과 리카르도 라고스 전 칠레 대통령, 알레한드로 톨레도 전 페루 대통령, 오스카르 아리아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 등 전직 정상들은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의 석방을 촉구했다.

이들은 베네수엘라의 인권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으며 언론자유가 심각하게 통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1월부터 마두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야권의 시위가 시작됐다. 이후 생필품 부족과 높은 인플레이션, 치안 불안 등에 항의하는 시민과 학생들이 가세하면서 2월 초부터 본격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다.

베네수엘라 당국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잇따랐고, 그동안의 시위 과정에서 최소한 18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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