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한 지원은 물론이고 여성 인력을 리더로 키우는 제도까지 탄탄히 갖춰 여성들의 사회생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국내 10대 그룹을 대상으로 여성 직원들의 위상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기업들이 여성 인력에 대한 제도를 마련해 실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난임 휴직제'와 '육아휴직 자동 전환제' 등 출산 육아 관련 제도와 함께 '멘토링'과 '리더십 포럼' 등 여성 인력을 리더로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 1990년 남녀 공개채용,2000년 들어 여성 임원 배출
UN이 세계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세계 여성의 날'을 지정한 1975년을 기점으로 40여 년 간 기업 내 여성인력의 시대별 위상 변화는 흥미롭다.
1980년대 여성 인력은 사무보조 역할을 수행하거나 대졸 여성 별도채용으로 홍보나 번역, 사서, 비서 등 특정 직종 위주에 머물렀다.
1990년대 들어 주요 기업들이 대졸 채용에서 남녀 구분 없이 공개채용을 시작하며 승진과 임금, 직종 등에 대해 여성 친화적 노력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 접어 들면서 여성 인력들이 중간 관리자급으로 승진하거나 여성 임원들을 배출했다.
최근에는 여성인력들이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중요해졌고 기업들은 너도나도 경력단절 문제 해소와 여성 리더십 양성을 위해 노력 중이다.
◈ 임신부터 출산, 육아 기업들 경쟁적 지원
한화생명에 근무하는 최진영씨(35)는 지난 달 회사에 임신 소식을 알려 '임신 중'이라고 표시된 분홍색 사원증을 받았다.
최씨는 "사원증 색깔이 바뀌니 엘리베이터나 구내식당을 이용할 때 다른 직원들이 양보해준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에선 최씨처럼 임신한 직원들에게 분홍색 출입증 홀더를 포함해 허리 쿠션과 태아앨범 등 '맘스패키지'(Mom's Package) 세트를 지급한다.
또 임신기간 중 1개월간은 근무시간 단축근무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LG전자도 사내 인트라넷에 임산부 등록 시스템을 마련해, 임산부 등록시 부서장이 배려하도록 권장한다.
현대차는 출산한 여직원들을 위해 사업장 내 여성휴게실을 갖추고 출산 후 모유 착유시간을 하루에 2시간씩 보장하고 있다.
SK그룹과 롯데는 워킹맘들이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휴직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출산휴가가 끝나는 시점에 '자동 육아휴직제'를 도입했다.
전국 사업장에 10개의 직장어린이집을 운영중인 삼성전자는 '원격(재택)근무제'를 도입해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회사가 지정한 '스마트 워크센터'에 방문하도록 했다.
GS건설과 대한항공은 아이를 갖기 어려운 여성들을 대상으로 '난임(불임) 휴직제'를 시행중이다.
◈ 이젠 여성 리더로 쭉쭉 뻗어나간다
포스코는 출산 및 양육으로 인해 경력 공백을 겪는 과장급 여직원들에게 성장 비전 제시를 위해 리더십 특강과 역량 진단, 성장플랜워크숍으로 구성된 'W-Leadership'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는 경력 10년차 전후의 여성인력에 대해 여성리더십 워크숍을 개설했다.
해마다 신입사원의 35% 이상을 여성으로 선발하는 롯데의 경우 여성 리더십 포럼인 '롯데 WOW(Way of Women) 포럼'을 매년 열고 있다.
전체 직원의 3분의 1 이상이 여성인 홈쇼핑 'GS샵'도 여성 관리자 대상 리더십 교육과정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용우 전경련 사회본부장은 "기업들이 여성 인력 활용을 기업 경쟁력 강화의 중요 요건으로 보고 여성리더 육성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다양한 노력이 여성의 사회생활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