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태평양군 사령관 "중국 군사력 증강 우려"

새뮤얼 라클리어 미국 태평양군 사령관(해군 대장)은 5일(현지 시간) 중국이 강군 육성 의지 천명과 함께 올해 국방비를 두자릿수 인상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라클리어 사령관은 이날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참석해 미 국방예산 감축 압력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군사 대국으로 급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대응 능력과 아시아 중시정책의 유지 가능성 여부를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이런 우려를 밝혔다.

중국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2기 2차 회의에서 올해 중앙정부 차원의 국방 예산을 8천82억2천만위안으로 전년보다 12.2% 늘리기로 했다. 중국 국방 예산은 2011년 12.7%, 2012년 11.2%, 지난해 10.7% 등으로 지난 몇 년간 두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해왔다.

라클리어는 미국과 중국 간의 군사 관계가 더디지만 꾸준히 성장해 왔다고 지적하고, 미국은 중국이 지역 안보에 긍정적 기여를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의 최근 활동을 보면 중국의 향후 행보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라클리어는 이어 "미국의 일부 우방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과 중국 간에 진행 중인 사건을 보면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 그는 남중국해상 일부 도서들에 대한 중국의 "모호한" 영유권 주장과 동중국해상에서의 일방적인 방공식별구역 선포 및 일본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등에 대한 영공권 주장 등을 손꼽았다.

라클리어는 "이런 모든 행위는 안보 환경을 복잡하게 할 뿐만 아니라 미국을 당혹스럽게 한다"면서 중국이 군사대국으로 성장할 것이지만 분명한 목적과 역내 인접국들과의 광범위한 안보환경 협력 등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이 원하는 규모의 해군력을 아시아권에 유지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중국이 미국의 전 세계적인 군사적 우위를 장기간 위협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클리어 사령관은 역내 우방에 대한 미국의 방위 능력 분쇄를 겨냥한 중국의 군사력 도입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에 보다 명확한 국방 예산 내역을 촉구하는 한편, 군사력 사용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올해 국방 예산은 실제보다는 과소계상한 1천320억 달러가량으로 추산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5일 내놓은 '4개년 국방 전략 검토 보고서'(QDR)에서 2020년까지 해군 전력의 60%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고 이 지역에서의 공군력도 증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따른 것으로, 국방부는 국방 정책의 핵심이 이 지역 국가들과의 안보 동맹을 강화하고 현대화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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