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해 HIV 감염 막는 새 치료법 발견

에이즈 바이러스(HIV)가 면역세포인 T세포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하는 새 치료법이 발견돼 초기 단계의 성과를 거뒀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HIV 환자의 T세포에서 유전자 CCR5를 제거한 뒤 다시 환자 몸에 주입했을 때 조작된 세포가 환자의 몸 안에 안전하게 살아남아 HIV의 공격을 막아냈다.

CCR5는 HIV가 T세포를 감염시킬 때 침입 경로로 이용하는 유전자다.


연구팀은 12명의 HIV 환자에게 2009년 5월부터 2012년 7월 사이에 CCR5가 제거된 세포 100억 개를 1차례 주입했을 때 바이러스 부하가 줄어들었으며 주입 1주일 뒤에는 인체 내 T세포의 수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환자 중 1명이 주입 후 24시간 내에 열과 오한, 관절 통증 등으로 응급실에 실려가기는 했지만, 연구팀은 연구에 사용된 약물로 인한 증상으로 보인다면서 새 치료법이 일반적으로 인체에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환자들은 36주간 1단계 실험을 마쳤으며 10년간 추적 관찰될 예정이다.

'유전자 편집'이라는 이름이 붙은 새 치료법은 CCR5가 결핍된 상태로 태어나는 1%의 돌연변이들이 HIV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착안해 고안됐다.

선임 저자인 칼 준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HIV 환자의 T세포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조작해 자연적으로 바이러스에 저항력이 있는 상태를 흉내 내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준 교수는 "이 치료법이 언젠가 HIV 환자를 위한 실용적인 치료법이 돼 (환자들이) 매일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먹어야 할 필요성을 없애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금껏 전 세계에서 7천만 명이 HIV에 감염됐고 이 중 절반이 목숨을 잃었다. 치료 사례는 HIV에 감염되지 않는 유전적 돌연변이 상태로 태어난 사람에게서 골수 이식을 받은 미국인 1명뿐이다.

의료계에서는 사망률이 30%에 달하는 골수 이식보다 안전한 치료법을 모색해온 터라 새로 공개된 치료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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