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사망자 친구 "제작진, J씨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포장"(일문일답)

SBS '짝' 촬영 중 출연자가 사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사망자 J(29)씨의 친구가 "제작진의 강압적인 촬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J씨의 친구 A(30)씨와 B(30)씨는 5일 밤, 강남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J씨의 사망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세사람은 고교 동창이며 J씨는 교육관련 회사에 재직 중인 평범한 회사원이다. 지난해 말 남자친구랑 헤어진 상태였다.

친구들에 따르면 J는 '짝' 출연을 신청한 뒤 중간에 출연을 고사했다. 그러나 이미 비행기 티켓팅을 마쳤다는 작가의 말에 결국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끝내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

친구들은 "평소 긍정적인 성격인 J는 이왕 이렇게 된거,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기로 했다. 현장에서도 잘 지내고 있다고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연락이 왔었다"라며 "그러나 제작진이 J를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포장하려고 했다. 화장실 가는 것까지 찍었는데 정작 사망했을 때는 몰랐다고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온라인 댓글을 봐도 그렇고 모두 친구 개인의 일인 것처럼 치부한다. 하지만 SBS가 조금만 신경썼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언론보도가 SBS입장만 대변돼 인터뷰를 자청했다"라고 말했다.

▣이하 A, B씨와의 일문일답

▶사망한 J씨와는 어떤 관계인가?

-고등학교 친구다. 베스트 프렌드일 정도로 셋이 친하다.

▶평소 J씨의 성격은 어떤가? 우울증은 없었나?


-우울증은 전혀 없었다. 엄청 밝은 친구다. 동창들은 물론이고, 회사 동료들과도 사이가 좋았다. 기사 댓글에 보면 멘탈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우리들끼리 '강철 체력'이라고 불렀다. 술도 잘마시는 편이라 술김에 죽었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

▶'짝' 출연은 어떻게 이뤄졌나.

-처음에 '짝'에 출연 신청하고 작가와 사전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후 방송 출연에 부담을 느끼고 제작진에 출연하지 못하겠다고 말했지만, 제작진은 비행기 티켓팅도 마친 상황이라 꼭 출연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친구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나가게 됐다. 제주도 도착해서도 즐거운 모습으로 셀카를 찍어 우리에게 보냈다.

▶혹시 출연진이나 제작진과 불화는 없었나.

-없었다. 함께 출연하는 사람들이 좋고 즐겁다고 했다. 처음에는 남자 세 명에게 선택을 받았다더라. 마지막에는 마음에 드는 사람과 이어지지 않았지만, 서울에 돌아와서 친구하면 된다고 하더라.

▶촬영하는 동안 특이사항은 없었나.

-제작진이 친구를 '비련의 여주인공', '버림받은 어린 양'으로 만들려는 것 같다고 하더라. 지난해 말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그런지 제작진이 J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고 했다. 심지어 J가 울기를 바란 것 같았는데 울지 않고 씩씩해 제작진이 당혹스러워했다고 한다.

그런 관심이 부담돼서 '얼른 집에 가고 싶다'는 문자도 보냈다. 화장실 앞까지 쫓아와서 부담을 느꼈다고 했다. 또 촬영 도중에 머리가 아프다고 약국에서 두통약을 지어왔다고 했다. 4일 밤에 술자리가 있었지만, 술을 못 먹는 친구도 아니기 때문에 술김에 자살했을리도 없다.

-언론보도를 보면 CCTV가 없어서 J의 죽음을 몰랐다고 하는데 평소에 힘들 때는 카메라를 들고 쫓아다니면서 그 상황에서 그랬다는건 출연자 관리를 안했다는 것 아닌가. 극도로 스트레스를 줬는데 현장에서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말한다. 조금만 더 신경썼으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는데...

▶J씨의 모친이 서귀포 경찰서에서 '터뜨릴 것이 있다'고 말했다. 무슨 뜻인가.

-음모가 있었다는 뜻은 아니다. SBS가 유족들과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입장 표명을 했다. J의 어머니는 SBS가 J의 사망사실을 발표한지도 몰랐다고 하더라.

▶마지막으로 할 말은.

-방송사가 죽였다는 표현은 아니지만 사과는 했으면 한다. 분명 그 울타리 안에서 벌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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