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 미하일 예죌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금융 지원에 대한 대가로 우크라이나가 미국 주도의 유럽 MD 시스템을 자국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죌 대사는 회견에서 '미국의 금융 지원 대가로 유럽 MD가 우크라이나 영토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는 협상의 문제다. 싸움을 시작하고 잘잘못을 따진다는 말이 있다"라면서 미국과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루 전 키예프를 방문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10억 달러 상당의 금융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그러나 공식적으로 이같은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예브게니 페레비이니스 우크라 외무부 공보국장은 "MD 배치와 관련한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어떤 협상도 진행되는 바 없고 그런 암시조차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처음 듣는 얘기"라면서도 "만일 사실이라면 이는 우크라이나 의회가 러시아와 서방 관계를 이용해 이익을 챙기려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이란 등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폴란드, 루마니아 등 유럽 지역에 MD망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나토의 유럽 MD망이 자국 핵전력의 상대적 약화를 초래한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유럽 MD 문제는 최근 몇 년 간 미-러 관계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 돼 왔다.
우크라이나가 실제로 나토 MD망을 받아들이면 국경을 맞댄 러시아가 큰 위협을 느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