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의 발렌틴 날리바이첸코 국장은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의원들의 휴대전화가 이틀 연속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날리바이첸코 국장은 러시아 병력이 지난달 28일 크림반도 내 핵심 시설물을 장악한 이후 전화·인터넷 서비스가 일부 끊겼다며 이제는 의원들의 휴대전화 통신까지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르텔레콤 입구에 설치된 장비가 정치 성향을 막론하고 의원들의 전화를 차단하고 있다"며 "내 전화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불법이며 민간 계약까지 모두 위반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국영통신회사인 우크르텔레콤은 지난달 28일 괴한들이 크림반도에 있는 사무실 여러 곳을 장악하고 전화·인터넷 케이블을 끊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크림반도 현지의 전화·인터넷 서비스가 대부분 불통이 됐고, 우크라이나 나머지 지역과의 연결도 불가능해졌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FP는 최근 기사에서 이런 사실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의 휴대전화·인터넷 선이 러시아의 '첫 번째 목표물'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주요 웹사이트(http://www.kmu.gov.ua/)도 러시아 병력이 크림반도를 장악한 뒤 약 72시간 동안 '먹통'이었다고 미국 민간단체 '유에스 사이버 컨시퀀스 유닛'(USCCU)의 존 범가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전했다.
이 사이트는 3일 오전 복구된 것으로 전해졌다.
FP는 러시아 해군 선박이 크림반도 세바스토폴항에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며 여기에 휴대전화·라디오 신호를 차단하는 통신방해 장비가 실렸을 가능성도 거론했다.
우크라이나의 무선통신 기반시설 가운데 상당수는 구소련 시절 만들어져 특히 러시아의 침투 가능성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는 자국이 통신방해의 배후인지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