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크림 자치공화국 정부 총리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4일 기자회견에서 "아직 키예프 최고라다(의회)의 협상 제안에 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키예프의 권력을 합법적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에게 협상을 하자고 제안한 이 권력을 우리는 합법적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중요한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크림이 우크라이나에서 이탈할 가능성에 대해 "이 결정은 자치공화국 주민들만이 내릴 수 있으며 이들은 어떤 선택도 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이들의 의지를 실행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악쇼노프는 자치공화국이 자체 국방부와 군대를 창설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일부 부대는 이미 크림 자치정부 통제하로 들어왔으며 모든 군대는 크림 권력, 즉 크림 의회에 복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키예프의 중앙 의회는 이날 일부 의원들이 크림 의회 대표들을 만나 자치공화국 헌법을 개정하기 위한 실무 그룹 구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크림의 자치권을 확대하는 방향의 개헌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주민의 60% 이상이 러시아계인 크림 자치공화국은 앞서 지난달 친서방 성향 기존 야권 세력이 장악한 중앙 권력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오는 3월 30일 주민투표를 통해 자치권을 대폭 확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크림의 이같은 반발 움직임에 중앙 정부가 무력 진압을 경고하고 이에 러시아가 크림 내 자국인 보호를 이유로 군사개입을 추진하면서 한때 무력 충돌 위기가 고조됐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군대를 파견하지 않겠다고 선언, 일단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