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협상 착수했으나, 여야 이견은 그대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여야가 5일 기초연금법안 심의를 위한 국회 상임위 가동에 합의했지만 이달 안에 입법이 완료될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수급대상이나 연금액을 놓고 여야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데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호공방이 가중돼 대화 분위기 정착이 쉽지 않아서다.

기초연금법안은 정부 발의로 국회에 계류돼 있다. 골자는 65세 이상 소득하위 70% 노인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매달 10만~20만원을 차등지급한다는 것이다.

정부안은 당초 "65세 이상 노인 전원에게 매달 20만원씩"이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후퇴한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미래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지울 수는 없다"면서 정부안에 100% 동의하고 있다.

민주당의 대안은 수급대상자를 80%로 늘리고, 국민연금과 무관하게 매달 20만원씩을 균등하게 지급하자는 것이다.

"2007년 참여정부 시절 국민연금의 지급액을 낮추는 대신 기초연금(현 기초노령연금)을 매년 점진적으로 인상하기로 제도 보완이 이뤄졌다. 국민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기초연금을 깎는다면 복지제도의 후퇴가 된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여야는 이번 상임위 가동의 의미를 두고도 동상이몽 중이다. 새누리당은 '상임위에서 조속히 합의를 이끌어낸 뒤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상임위를 열어 심의해보자'는 통상적 수준의 합의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내에는 '별도 협상팀 가동론'까지 나오고 있어 새누리당이 기대하는 '신속성'이 발휘될 여지가 낮다.

이견이 쉽사리 좁혀지지 않으면서 올 7월부터 새 기초연금 제도를 실시한다는 정부의 계획에는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여야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끌어들여 여·야·정 협의체까지 만들어 지난달까지 절충을 시도했으나 이 마저도 실패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3개월 앞으로 닥친 지방선거의 영향까지 겹쳐, 여야 상호간의 신뢰 대신 불신의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여야는 법안처리 지연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면서 서로 '불효 정당'이라고 비난을 주고받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야권통합과 관련해 "어르신들께서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기초연금 제도가 7월에 시행되려면 3월에 반드시 법안 처리가 돼야 한다. 민주당은 신당 놀음보다 민생을 먼저 챙기라"고 비난했다.

보건복지위 소속의 한 새누리당 의원은 "민주당은 안철수신당과의 합당 핑계로 3월 내내 기초연금법 처리를 방관할 게 뻔하다. 공약파기 공세를 펴면서 지방선거를 치른 뒤에나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현행 기초노령연금법에서 5%를 10%로 한 글자만 고치면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씩을 바로 드릴 수 있다. 시간 없어서 못한다거나, 야당이 발목잡는다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맞받았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