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J "호주, 동티모르 상대 스파이행위 중단하라"

유엔국제사법재판소(ICJ)가 호주에 동티모르에 대한 스파이 행위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고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ICJ는 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호주와 동티모르 간 스파이 행위 관련 재판에서 호주가 스파이 기관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양국간 협상에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이렇게 명령했다.

ICJ의 이번 판결은 최근 외국 정상 등을 상대로 한 광범위한 도청으로 물의를 빚은 이른바 '다섯 개의 눈' 국가의 스파이 행위에 대한 유엔 차원의 첫번째 사법적 판단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재판은 동티모르가 400억 호주달러(약 38조원) 규모에 달하는 동티모르 인근 대륙붕의 석유 및 가스 수입 분배 협상을 앞두고 호주비밀정보부(ASIS)가 동티모르 내각을 도청했다며 ASIS를 스파이 혐의로 ICJ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ICJ 재판을 앞두고 호주안보정보기구(ASIO)가 재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동티모르측 변론를 맡은 호주 변호사의 캔버라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양국간 외교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ICJ는 판결을 통해 "호주는 동티모르와 동티모르 고문변호사와 사이에 이뤄지는 의사소통에 어떤 방식으로든 개입해선 안되며 정보기관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이용해서도 안된다"고 못박았다.

ICJ의 판결에 대해 조지 브랜디스 호주 법무장관은 "호주 정부는 호주의 정보기관이 동티모르에 대한 스파이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ICJ의 판결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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