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부터 기초단체장과 시·구의원 공천방식을 당원과 비당원(주민) 여론을 각각 50%씩 반영하는 '상향식 공천제'를 도입했다.
정당공천제 폐기 공약을 버리는 대신, 공천권을 당원과 주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로 도입한 것이다.
그런데, 비당원, 즉 주민선거인단의 의사를 반영하는 여론조사 비용이 문제로 불거졌다.
선거인단 여론조사비용은 주민 1명당 평균 4만원 정도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를 들어, 부산시장 후보 경선 선거인단의 경우, 새누리당 당헌.당규상 유권자의 1%인 3천명을 선발하게돼 이 비용만 1억 2천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또 기초단체장 후보 경선도 같은 기준으로 선거인단 5백명을 구성하면 2천만원이
들어간다.
새누리당이 17개 광역단체장과 227개 기초단체장을 모두 이런 기준으로 공천을 진행한다면 최소한 65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을 위한 시민선거인단을 1만명까지 확대하면 그 비용만 68억원이 소요된다.·
특히, 시·구의원까지 경선을 치르면, 그 비용은 수백억원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비용 모두 새누리당 공천경쟁에 나선 후보자들이 나눠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선에 나서는 후보자들은 경선 신청자의 숫자에 따라 다르지만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천만원씩 부담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때 들어가는 비용은 새누리당 자체 경선비용으로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비용 보전대상도 아니다.
후보자들이 모두 스스로 마련해야하는 비용인 셈이다.
결국 새누리당이 민심을 반영한다는 취지로 도입한 상향식 공천제가 되레 후보자에게 적지 않은 돈을 내고 공천장을 받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경선 비용이 후보자에게는 적지 않은 비용"이라며 "어떻게 보면 돈 없는 사람은 경선에서부터 배제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부산지역에서 새누리당 기초단체장 공천 경쟁에 나선 한 후보자는 "3명이 경쟁하면 7백만원 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내야하는 공천 구조"라며 "당에서 공천을 주는 만큼 당 자체예산으로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