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은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의 정치권력을 장악한 기존 야권 진영에서 러시아 남부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 머물고 있는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심장마비로 숨졌다는 소식을 퍼트리면서 시작됐다.
야권 활동가 미하일 레베디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로스토프나도누의 심장병 센터 관계자를 인용해 "3일 밤 11시께 야누코비치가 심장마비 증세로 병원으로 실려와 1시간 뒤 숨졌다"고 전했다. 이 소식은 곧이어 인터넷 언론을 통해 삽시간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퍼졌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 로스토프나도누 현지 언론 매체가 야누코비치 사망설을 반박하는 기사를 내보내면서다.
심장병 센터 고위 관계자는 "야누코비치란 환자는 우리 병원에 없으며 내원하지도 않았다"고 확인했다.
그 사이 야누코비치 사망 관련 기사들엔 '그가 스스로 영상 담화문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확인하지 않는한 안 믿는다', '헛소문이겠지만 사람들은 아침부터 웃었다', '크렘린이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편리한 출구가 뚫렸다'는 등의 조롱성 댓글들이 무수히 달렸다.
이날 소동과 관련 러시아 인터넷 뉴스 통신 뉴스루(NEWSru.com)는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실제로 사망한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정치적으론 이미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논평을 올렸다. 자국에서 실각한 그가 러시아에서도 기대했던 지원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란 지적이었다.
통신은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 비탈리 추르킨이 앞서 1일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보리 비상회의에서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권좌에 복귀할 가능성은 없다고 언급한 사실을 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