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총리, 법원테러에도 평화협상 재개 지시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수도 이슬라마바드 소재 법원청사 테러가 발생했음에도 무장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과의 평화협상을 재개하라고 지시했다.

4일 파키스탄 일간지 익스프레스트리뷴에 따르면 샤리프 총리는 3일 법원 청사 테러가 일어난 지 수시간 뒤 비상회의를 소집, 이같이 지시했다. 회의에는 차우드리 니사르 알리 칸 내무장관, 카와자 아시프 국방장관, 라힐 샤리프 육군참모총장, 자히룰 이슬람 정보부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무장괴한들은 법원 청사에 난입해 총을 쏘고 자살폭탄 테러를 저질러 판사 등 11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했다. 탈레반에서 최근 떨어져 나온 무장단체 '아라르 울-힌드'는 평화협상에 반대하고 이슬람 율법 이행을 요구하기 위해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회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회의 참석자들이 법원 청사 테러를 강력히 비난하면서도 대(對) 탈레반 평화협상 재개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회의 결과에 대한 성명을 내지는 않았다.

파키스탄 정부와 탈레반간 평화협상은 지난달 시작했으나 탈레반이 포로로 잡고 있던 정부군 병사 23명을 살해하면서 중단됐다. 이후 정부군은 파키스탄 북서부의 탈레반 은신처에 대한 공습을 강화했으며 탈레반은 지난 1일 한달간 휴전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이에 정부군이 공습 중단으로 화답했으나 곧바로 법원 청사 테러가 발생한 것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탈레반과 협상을 벌여 합의를 도출했지만 탈레반이 합의를 번번이 이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협상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집권해 경제회생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은 샤리프 총리의 평화협상 노력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는 파키스탄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내 폭력사태 종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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