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교육차관 "軍위안부는 거짓말·사실 날조"(종합)

유신회 주도 행사서…아베내각 구성원이 고노담화 수정 동조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고노(河野)담화 검증에 나선 가운데, 아베 내각의 차관급 고위 당국자가 군위안부가 날조됐다는 취지의 망언을 해 파문이 예상된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사쿠라다 요시타카(櫻田義孝) 문부과학성(교육부) 부(副) 대신은 3일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의 수정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한 인사말을 통해 "나는 거짓말을 하거나 사람을 속이거나 사실을 날조하는 것을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라며 "여러분과 생각이 같다.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군 위안부가 '날조된 사실'이라는 인식을 드러내는 동시에 군위안부 강제연행에 일본군과 관헌이 개입한 사실을 인정한 고노담화를 수정하자는 주장에 동조한 발언이다.

사쿠라다 부대신은 또 "항상 진실은 하나"라며 "너무 솔직히 말하면 물의를 빚어 곤란하지만 여러분과 마음은 같다"고 부연했다.

부대신은 대신(장관), 정무관과 함께 각 정부 부처의 '정무 3역'으로 불리는 정무직 고위 공무원으로 엄연히 아베 내각의 구성원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가 공개석상에서 군 위안부를 부정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한국의 반발 등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쿠라다 부대신이 참석한 집회는 군 위안부 관련 망언을 자주 해온 나카야마 나리아키(中山成彬) 중의원(일본유신회) 주도로 약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일본유신회 이외에 다른 정당 소속 국회의원으로는 사쿠라다 부대신이 유일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사쿠라다 부대신은 현직 중의원 신분이며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내정돼 있다.

사쿠라다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아베 내각은 진화에 나섰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4일 기자회견에서 "사쿠라다 부대신에게 전화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유의하기 바란다'고 했고 사쿠라다 부대신은 '정부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또 사쿠라다의 상관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은 "어떤 취지의 발언인지 확인하고 싶다"고 밝힌 뒤 고노담화에 대한 본인의 인식을 묻는 질문에는 "스가 관방장관이 (담화의) 작성 경위를 검증한다고 하니 결과를 토대로 코멘트하겠다"며 피해갔다.

한편 일본유신회 의원들은 집회에서 1993년 고노담화를 발표한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관방장관과 당시 외무성 당국자들을 국회로 불러 증언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신회는 고노담화 수정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고노담화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조사 결과에 입각해 1993년 8월4일 고노 당시 관방장관이 발표한 담화로, 군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것이다.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달 28일 정부 안에 검증팀을 설치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의 진실성, 한일간 담화 문안 조정 여부 등을 중심으로 고노담화 작성 과정을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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