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측은 3일 신당추진단 첫 모임을 갖고 창당 논의를 본격화했다. 양측은 첫날 회의부터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며 다가올 진통을 예고했다. 민주당 측 단장인 설훈 의원은 “시간에 쫓기고 있다”며 속도를 강조했고, 안 의원 측 김효석 공동위원장은 “시간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방향에서 당을 만들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추진단은 회의에서 전체 창당 과정과 세부일정을 점검하고 추진단의 역할과 활동 등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정무기획팀도 연이틀 회의를 열어 양측 지도부 일정과 공식 메시지에 관한 논의를 이어갔다. 양측은 수시로 만나 창당 논의를 벌이는 등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처럼 신당 창당이 본격화되는 동시에 통합의 주도권을 쥐고 더 많은 지분을 차지하기 위한 장외 신경전도 펼쳐지고 있다. 특히 ‘5대5 정신’의 해석을 두고 미묘한 입장차도 나타난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5대5의 지분 관계로 출발하지만 안철수신당은 그러한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며 “안 의원 측 책임자로부터도 5대5를 꼭 고집하진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안 의원 측 송호창 소통위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이나 당원 숫자가 아니라 국민들이 통합 과정을 어떻게 보고 있고, 무엇을 기대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동등한 권한과 자격으로 새로운 통합정당을 만든다는 정신으로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6ㆍ4 지방선거 후보군 선출을 두고도 파열음이 나타날 수 있다. 친(親)노와 비(非)노의 틈바구니에 안 의원 측까지 끼어들다 보니 상황이 더 복잡해졌기 때문. 일부 보수언론들은 아예 ‘친노 배제설’을 거론하며 논란에 불을 댕기기도 했다.
당초 무소속 부산시장 출마를 시사했던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3일 안 의원과의 회동 이후 5일로 예정된 출마 선언을 연기했다. 안 의원이 영입에 공을 들인 김상곤 경기교육감은 4일 경기지사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각각 민주당 측 김영춘 전 의원과 김진표ㆍ원혜영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한 곳이다.
당의 정체성을 담을 정강정책의 마련 등 통합 자체가 시급한 터라 이런 후보들을 교통정리할 경선룰 논의는 아직 시작도 못한 상황. 새누리당은 이미 공천관리위원회 첫번째 회의를 열어 논의에 나섰다.
아울러 이달 말로 예정된 신당 창당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할 경우 야권 통합의 ‘잔칫날’부터 당권을 놓고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 나아가 미니 총선 규모로 치러질 7월 재보선 공천은 자칫 계파 간 세력화의 대결장으로 번질 소지가 있다.
민주당과 안 의원 측은 지난 대선에서도 ‘아름다운 단일화’를 표방하며 손을 잡았다. 하지만 연대 과정에서 여러 차례 잡음이 났고, 결국 서로 빈손으로 돌아섰다. 1년여 만에, 그것도 아예 몸을 합치기로 한 양측이 이번에는 ‘아름다운 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