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낙하산 인사 '잠시 대기!'

'낙하산 줄이 끊어졌나?'

금융 공기업과 각종 금융업종 협회 수장으로 내리 꽂히던 경제관료들의 낙하산 인사가 최근 주춤하면서 금융업계에 나도는 말이다.

당초 이달 초쯤 회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김교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차기 회장으로 올리려던 손해보험협회는 최근 이같은 절차를 전면중단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4일 "추천위가 언제 열릴지 알 수 없다"며 "김 전 차관이 아닌 다른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올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고 전했다.

손보협회장 자리는 대대로 퇴임 경제관료들의 몫이었다. 직전 회장이었던 문재우 회장을 비롯해 이상용,안공혁 전 회장 모두 재무관료 출신이었다. 관료들을 상대해야 할 일이 많은 손보협회로서도 경제관료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낙하산 회장을 선호해왔다. 그래서 김 전 차관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처음 나올 때만 해도 거의 확정인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김 전 차관에 대한 추천절차가 늦어지면서 '낙하산 부대'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공기업 낙하산 인사를 철폐한다면서도 낙하산 인사가 잇따르는데 대해 비판여론이 잇따르자 정부가 후속 낙하산 인사를 중단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중앙은행과 국책은행장 인사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차기 한국은행 총재에 이주열 전 한은 부총재를 내정했다. 경제 관료 출신들이 후보군에 올랐으나 한은 출신을 낙점한 것이다.

정부는 또 수출입은행장에 관료출신 대신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을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입은행장 역시 관료들의 낙하지점이었으나 민간 출신인 이 전 행장에게 내준 것이다.

기업은행 역시 관료 출신 대신 여행원 출신인 권선주 은행장을 선임해 지난 연말 금융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외환은행도 금융위원회 관료출신인 윤용로 행장 대신 김한조 외환캐피털 사장을 차기 행장으로 선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기업 개혁 대상 1호인 '낙하산 인사' 관행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정부가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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