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법원은 이날 마흐무드 살라와 아와드 술레이만 등 경찰관 2명에게 정치활동가 칼레드 사이드(28)를 고문·살해한 혐의를 인정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관영 메나통신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들 경찰관은 2010년 6월 지중해 도시 알렉산드리아의 한 인터넷 카페에서 사이드를 불법 체포한 뒤 고문하고 사망케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 사건은 사이드의 고문 당한 얼굴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청년들의 분노를 자아냈고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까지 촉발했다.
두 경찰관은 애초 2011년 10월 첫 재판에서 불법 연행과 과도한 폭력 사용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초기 조사에서 "사이드가 약물을 과다 복용하면서 질식해 숨졌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료진의 부검 결과 사이드는 심한 폭행을 당하고 나서 사망했으며 의식 불명 상태에서 누군가 입 안에 약물을 밀어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형벌이 너무 가볍다는 사이드 가족의 반발 속에 이집트 항소 법원은 재심을 명령했고 이번에 징역 10년이 내려졌다.
사이드 가족의 변호인 마흐무드 아티피는 "우리는 최대 형량인 징역 15년형을 요구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사이드의 죽음은 2011년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정권을 몰락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집트의 시민 운동가 와엘 고님은 그해 1월 '우리는 모두 칼레드 사이드다'라는 페이스북 홈페이지를 만들어 30년간 이집트를 통치한 무바라크 독재정권이 퇴진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당시 사이드의 죽음에 분노하면서도 마땅한 구심점을 찾지 못하던 이집트 시민 세력은 정권 퇴진 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반정부 시위를 전국으로 확산시켰다.
결국, 무바라크는 당시 18일간 이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 속에 권좌에서 물러났고 현재 부정부패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무바라크 정권이 붕괴하고 나서도 사이드 지지자들과 반정부 활동가들은 지난 3년간 사이드 관련 재판이 열릴 때마다 진압 경찰과 자주 충돌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