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은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정치 혼란으로 인해 우크라를 경유하는 유럽으로의 가스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스프롬은 이날 발표한 보도문에서 "우크라이나에서 계속되고 있는 정치 혼란이 열악한 경제 상황과 맞물리면서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에 차질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가스관을 통해 전체 가스 수요의 30% 정도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가스프롬의 이같은 발표는 우크라이나 정치 혼란이 더 악화할 경우 유럽 스스로가 피해를 입을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친서방 우크라 새 정권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있는 유럽연합(EU)이 이 점을 고려하라는 경고로 해석된다.
한편 가스프롬 금융·경제국장 안드레이 크루글로프 국장은 이날 현재 우크라이나에 제공되고 있는 가스 공급가 할인 혜택이 2/4 분기부터는 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세르게이 쿠르리야노프 가스프롬 대변인도 지난 1일 "현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물어야 할 가스대금 체불액이 15억 4천만 달러가 넘는다"면서 "이런 채무 수준에선 가스 공급가 할인 혜택을 유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모스크바를 방문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천연가스 공급가를 30% 이상 인하(1천㎥당 400달러에서 268달러로 인하)하고 우크라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15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럽연합(EU)과의 통합 과정을 보류한 우크라이나를 옛 소련권 경제통합체로 끌어들이기 위한 선심 공세의 하나였다.
당시 우크라이나 가스수입회사 '나프토가스'와 '가스프롬'은 향후 분기 마다 추가 계약을 체결해 할인 규모를 정하기로 합의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추가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할인 혜택은 소멸한다는 부가조건이 붙은 합의였다.
따라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측의 가스대금 체불을 이유로 추가 조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할인 혜택은 사라지게 된다. 그럴 경우 전체 가스수입의 절반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우크라이나로선 경제 위기를 부추기는 또 하나의 악재를 떠안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