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밍 테러 희생자 애도물결 '양회'로까지 이어져

정협 개막식 묵념은 1997년 덩샤오핑 추모 이후 처음

중국 곳곳에서 이는 쿤밍(昆明)시 철도역 테러 희생자에 대한 애도 물결이 최고 지도부가 총집결한 '양회' 개막식에까지 이어졌다.

3일 오후 3시 베이징(北京)시 한복판의 인민대회당에서는 올해 양회의 개막을 알리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식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해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 정협 주석, 류윈산(劉云山) 상무위원, 왕치산(王岐山) 당 기율검사위 서기, 장가오리(張高麗) 상무부총리 등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모두 참석한 상태였다.


사회자인 두칭린(杜靑林) 정협 부주석은 이날 참석자 수를 소개한 뒤 정협 제12기 전국위원회 제2차 회의 개막을 공식 선언했다.

참석자들은 모두 기립해 국가를 부른 뒤 약간의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두 부주석은 "3월 1일 윈난(雲南)성 쿤밍시에서 엄중한 폭력 테러사건이 발생해 인민 군중의 생명과 재산 안전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는 당과 정부의 과단성 있는 조치를 결연히 지지하며 사건을 일으킨 폭력테러분자들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사법 기관의 테러 범죄에 대한 엄정한 대응 역시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시한다"면서 참석자 전체에 묵념을 제의했다.

그러자 짙은색 정장 차림의 시 주석을 비롯한 참석자 전원은 일제히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채 약 1분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양회의 시작을 알리는 정협 개막식에서 참석자 전원이 공식적으로 묵념한 것은 1997년 이후 17년만에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3월 정협 개막식에서는 그해 2월 19일 세상을 떠난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을 추모하기 위한 묵념의식이 거행된 바 있다.

양회 개막식에서 묵념의식을 거행한 것은 중국 지도부가 그만큼 이번 테러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중들이 많이 모인 기차역에서 10여명의 괴한이 무차별 칼부림으로 12분 만에 29명의 목숨을 빼앗고 143명을 다치게 한 사건은 전국적인 불안감을 확산시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사건의 배후에 신장(新疆)위구르족 독립세력이 있다고 중국 공안이 판단하고 있는 점도 중국 지도부 입장에서는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대목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테러 발생지역인 쿤밍시는 물론 광둥(廣東)성 등 전국 곳곳과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는 무고하게 숨진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와 애도의 메시지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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