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사설]야권 신당 승부수, 새정치에 달렸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우측)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지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새 정당을 건설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이번 신당 창당 선언으로 안 의원의 제3당 실험은 창당준비 단계에서 물거품이 됐으나 정치권에 던지는 충격파는 상당하다.

당장 6.4 지방선거의 구도가 여야 양자대결로 좁혀지는 등 급변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이 "새 정치의 말로(末路)는 결국 기존 정당과의 야합이었다"거나 "안철수식 새정치의 사망신고가 공식 선포된 셈"이라고 십자포화를 날리는 것은 견제심리가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정치상황이 요동치자 여당 내부에선 지방선거에 남경필 의원,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원희룡 전 의원을 투입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는 강한 흐름이 생기고 있다.

반면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각각 3명씩 참여하는 신당추진단을 꾸려 3일 오후 협상에 착수했다. 안철수 의원은 4일 전북에서 제3지대 신당 창당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분위기 띄우기와 창당준비작업을 병행해 이달 말까지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이번 창당 선언은 김한길,안철수의 정치적 승부수로 불린다. 지지율 정체에 직면한 민주당은 새정치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극적인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고질적인계파갈등과 불신도 당의 신뢰도와 전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었다. 돌파구는 안철수 의원측과의 통합이나 연대에서 찾았다.


정치 초보인 안 의원으로서는 독자신당 추진을 선언한 지 1달 반도 안돼 현실적 한계를 절감했다. 인물영입과 정치력 두 가지가 모두 숙제였다. 능력있고 참신한 인물을 기대했지만, 독자신당의 깃발 아래 모여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거출마를 노린 구정치인들이었다고 한다. 새정치연합 윤여준 의장은 안 의원의 이번 선택을 “양날의 칼이다. 정치적 자원의 한계 때문에 어차피 안 의원은 승부수를 던져야 했다. 불가피한 선택이고 대담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승부수가 정치공학적 승부에 머물러서는 진정한 승리가 불가능하다. 새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정치, 이를 통해 정치권 전반에 변화를 불러올 때만이 국민들의 지지가 뒤따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막 스타트를 끊은 양측의 창당 준비작업은 주시의 대상이자 새정치의 시험대다. 양측은 창당 준비과정에서 5대5 동수의 원칙을 지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추진단과 정무기획팀, 창당준비위 발기인도 같은 비율로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안철수 의원측이 흡수통합되는 것에 대한 견제장치로 보이지만 향후 전개될 지도부 구성과 공천 문제에서 이해가 충돌할 소지가 다분하다.

민주당 내부에선 “당헌당규 등 지배구조와 정강정책, 공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목소리가 많다. 일부 지역 기초선거 출마 준비자들은 통합 방침과 무공천에 불만을 표시하며 반발하고 있고, 탈당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정치가 선거승리만을 위한 거짓 약속 위에 세워진다면 앞으로 국민과의 어떤 약속도 불가능하며 국민은 정치와 정당의 약속을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새 정치를 위한 시도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을 비판하고 새정치를 다짐하는 발언이지만, 양측의 통합 과정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이제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측의 승부수가 통할 지 새정치의 약속을 예의주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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