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천마총 특별전인 '天馬, 다시 날다(3.18~6.22)'를 개최하면서 기존에 널리 알려진 백화수피제 천마문 말다래[天馬文障泥] 1점과 함께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또 다른 백화수피제 천마문 말다래 1점과 죽제 천마문 금동장식 말다래 1점을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경주시 대릉원에 위치한 천마총은 1973년 4월부터 12월까지 발굴 작업이 펼쳐져 금관을 비롯한 11,526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 중 처음 발견된 하늘로 비상하는 흰말, 즉 '천마'를 그린 백화수피제 말다래[障泥]로 인해 '천마총'으로 명명됐다.
이 말다래는 귀중한 신라 회화로서 1978년 국보 제207호로 지정됐다.
당시 발굴보고서에는 백화수피제(白樺樹皮製), 죽제(竹製), 칠기제(漆器製) 등 세 종류의 말다래가 각각 한 쌍씩 부장돼 있다고 기술했지만, 모두 유기질이어서 발굴 당시 보존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특히 칠기제 말다래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아서 실제 말다래인지도 분간하지 어려울 정도였고 이에 따라 존재가 분명한 말다래는 백화수피제와 죽제 두 쌍이다.
백화수피제 천마문 말다래 한 쌍은 아래위로 겹쳐 부장돼, 아래에 있던 말다래(下)가 위에 놓인 말다래(上)보다 좀 더 좋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동안 아래에 있던 말다래(下)만이 제한적으로 공개돼 왔고 널리 알려진 천마도가 백화수피제 천마문 말다래다.
경주국립박물관은 백화수피제 말다래의 경우, 실제의 자작나무 껍질을 활용한 실험 등을 통해 말다래 판의 제작 방법, 안료의 종류(흑, 적, 백, 녹) 등을 밝혀냈다.
또 말다래를 안장부에 매다는 데 사용한 띠고리(鉸具)의 존재도 처음 확인해 제자리에 복원했다.
이와 함께 기존에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천마문의 정확한 도상을 제공하기 위해 실측도 3점을 처음으로 제작했다.
박물관은 3D 스캔과 적외선 및 X선 촬영으로 만든 도면을 실물과 다시 비교하는 방식을 거듭해 천마를 비롯한 각종 무늬 등의 구체적 모습을 밝혀냈다.
백화수피제 말다래(上)와 함께 이번 전시회에 처음 공개되는 죽제 천마문 금동장식 말다래는 경주박물관의 보존처리 과정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제작방법은 얇은 대나무살을 엮어 말다래의 바탕판을 만들고, 그 앞면에 마직의 천을 댄 뒤 천마문 등의 무늬를 투조한 크고 작은 금동판 10매를 조합해 금동못으로 붙여 장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천마의 몸에는 비늘무늬와 마름모무늬, 점열무늬 등이 가득 채우고 있고, 영락들이 장식돼 있다.
또 눈과 귀 등의 표현과 함께 목과 꼬리의 갈기 형태도 기존의 백화수피제 천마문 말다래의 천마와 유사한 점을 보이고 있다.
죽제 말다래 역시 한 쌍이 출토됐지만, 다른 한 점은 발굴 당시부터 상태가 좋지 않아 아직 형태를 알기 어려운 상태다.
경주박물관은 천마문 말다래 3점(백화수피제 2점, 죽제 1점)을 천마총 특별전에서 일반에 공개할 예정으로, 보존을 위해 3차례로 기간을 나눌 방침이다.
국립경주박물관 이영훈 관장은 "이번 천마총 보존처리 작업을 통해 지금까지 그 기능을 확신하지 못했던 금령총 출토품이 말다래 장식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