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정정불안…의원 피습·선관위원장 사임 이어져

시위대 제헌의회 의사당 난입·헌법기초위원회 13석도 공석

리비아에서 헌법기초위원회 선거 결과가 발표된 지 하루 만에 최고 정치기구인 제헌의회(GNC) 의원 2명이 총탄에 맞고, 선거관리위원장이 사임하는 등 정정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리비아 제헌의회 관계자 등은 2일(현지시간) 의회 해산을 요구하는 수십 명의 시위대가 의사당에 들어와 폭력을 휘둘렀으며, 이 과정에서 의원 2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누리 아부 사메인 제헌의회 의장은 "차를 타고 떠나려던 의원 두 명이 총탄에 맞았다"며 시위대가 총격을 가했다고 비난했다.

오마르 후마이단 대변인도 현지 방송인 알나바TV에 출연해 시위대가 의원들을 공격하고 폭력적으로 행동했으며, 의회 직원들의 차량도 파손됐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칼과 곤봉 등으로 무장한 젊은 청년들로, '사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의회 부지로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누리 알 아바르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과 선관위 소속 의원 2명도 사임의사를 밝혔다.

아바르 선관위원장은 뚜렷한 사임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정치 불안과 선거를 둘러싼 긴장감이 사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 선관위는 지난 20일 새 헌법 초안을 마련할 60명의 위원을 선출하기 위해 헌법기초위원회 선거를 진행했지만, 일부 지역에서 이슬람 민병대의 투표소 공격과 보이콧이 이어져 전체 투표율이 45%에 그쳤다.

이 때문에 헌법위원회의 의원 60명 가운데 47명만 선출된 상황이며 13석은 공석으로 남았다.

리비아의 정치상황이 한층 더 불안해진 것은 이달 초 제헌의회가 연말까지 임기를 연장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2012년 7월 제2기 리비아 과도정부를 이끌기 위해 선출된 제헌의회는 이달 7일 임기가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새로운 헌법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12월까지 임기를 연장하겠다고 밝혀 거센 비난을 받았다.

제헌의회는 16일 임기 연장 결정을 번복하고 조기선거를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정확한 일자는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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