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동병원 중 하나인 영국의 그레이트 오먼드 스트리트 병원(Great Ormond Street Hospital)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은 지방에서 채취한 성체줄기세포를 귀의 모양과 구조를 지닌 형태로 자라게 하는 실험에 착수한다고 BBC 뉴스와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먼저 귀가 필요한 환자의 복부지방 샘플에서 연골로 분화할 수 있는 중간엽 줄기세포를 채취, 배양한 다음 폴리머로 만든 귀 모양의 나노틀(nano-scaffold)을 배양액에 넣어 줄기세포가 귀틀에 달라붙어 연골로 성장하게 한다.
다음엔 이를 환자의 피부 밑에 삽입, 생물학적인 귀의 모양으로 자라게 한다.
폴리머 틀은 생분해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소멸되고 귀 모양을 지닌 연골만 남게 된다고 연구팀의 일원인 파트리지아 페레티 박사는 밝혔다.
피부 밑에 삽입되는 귀틀 자체는 환자 자신의 지방줄기세포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거부반응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귀는 청각 같은 귀의 다른 기능에는 도움을 줄 수 없지만 모양 자체는 실물과 생물학적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똑같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실험이 성공할 경우 특히 선천성 소이증(小耳症)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다.
소이증은 태어날 때부터 귀가 흔적만 남아있거나 정상보다 훨씬 작거나 기형인 상태를 말한다.
현재 소이증 환자에게 귀를 만들어 주려면 환자의 갈비뼈에서 연골을 채취해 정교하게 귀모양으로 다듬은 다음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수술이 여러 차례 필요하고 흉부에 영구적인 흉터가 남는다.
이 기술은 귀만이 아니고 코를 포함, 암 수술로 손상된 조직을 만드는 데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결과는 '나노의학'(Nano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