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에 따르면 교황청 실사단은 지난 2월 중순 방한해 교황의 방한 일정과 의전,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의 시복식과 관련한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돌아갔다.
실사단은 한국 천주교의 상징인 서울 명동성당과 오는 8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가 열리는 대전 지역 등을 둘러보고, 시복식 후보지도 일일이 방문해 타당성 조사를 벌였다.
아시아 청년대회는 교황이 8월 방한할 경우 참석할 것이 확실시되는 행사다.
교황 방한의 핵심 일정인 시복식 장소로는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공항, 여의도 한강둔치 등 대형 장소 3∼4곳이 유력한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최근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서임식에서 교황을 만나고 돌아온 염수정 추기경은 천주교 신자와 시민들의 접근이 쉬운 광화문광장을 시복식 장소로 강력히 희망하고 있지만 교황청은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은 큰 규모로 시복식을 연다고 해도 큰 혼잡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도심 한복판을 피해 성남 서울공항을 대안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소박하고 검소한 성격임을 감안할 때 한국 천주교의 최대 순교지인 서소문 순교성지를 비롯해 제3의 장소에서 시복식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서소문 순교성지는 '서소문 밖 네거리'로 불리며 새남터와 더불어 조선왕조의 공식 처형장이었다.
이번에 시복되는 124위 가운데 25위도 이곳에서 참수됐다.
천주교 관계자는 "교황청 실사단이 교황 방한을 위한 사전 실무조사를 하고 갔지만 시복식 장소 등 아직 세부 사항이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며 "염 추기경이 서임식에서 돌아온 만큼 관련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