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 경영으로 물의를 빚은 한국거래소와 한국마사회, 코스콤 등 기관은 복리후생비를 많게는 1인당 800만원 이상 삭감하고도 여전히 수위권에 머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정부의 20개 방만경영 기관 및 18개 부채 상위 기관의 방만경영 정상화 이행계획 확정 결과를 보면 한국가스기술공사의 올해 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는 595만원으로 38개 공공기관 중 1위가 된다.
매월 복리후생비로 50만원을 급여 외에 추가 지급받는 것으로 이는 최저임금 근로자 월급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기준 최저임금은 시간당 4천860원으로 주 40시간 노동을 가정하면 월급은 101만원이 된다.
가스기술공사의 복리후생비는 38개 부채·방만경영 기관의 올해 1인당 복리후생비 평균인 290만원보다 2.1배 많고 38개 기관 중 꼴찌인 석탄공사(66만원)보다 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인 가스기술공사는 천연가스 설비 전문 기술 회사로 직원 1천100여명의 평균 보수는 6천717만원이다.
지난해 1인당 복리후생비 677만원으로 38개 공공기관 중 8위를 차지했던 가스기술공사는 앞순위에 있던 공공기관보다 복리후생비를 더 적게(12.1%) 삭감하면서 1위로 올라서게 됐다.
가스기술공사는 고교자녀의 학자금을 연간 최대 400만원까지, 부서장의 자가운전보조비를 월 30만원 지급하고 업무상 순직시 유가족 1명을 특채하는 등 과도한 제도를 운영하다 이번에 폐지 또는 감축 계획을 제출했다.
1인당 복리후생비 4위(919만원)였던 한국마사회는 373만원을 감축했음에도 38개 기관 중 2위로 올라섰다.
마사회는 10년 장기근속자에 140만원, 20년에 220만원, 30년에 300만원, 35년에 340만원 상당의 근속 기념품을 제공하던 경조사 제도를 축소하고 가족방문여비(교통비) 등 제도도 폐지하기로 했다.
한국석유공사도 1인당 복리후생비를 694만원에서 476만원으로 삭감하기로 했지만 38개 공기업 중 순위는 6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기존에 1인당 복리후생비 1위(1천306만원)인 한국거래소는 직원 1인당 비용을 859만원이나 줄여 447만원으로 만들었지만 여전히 6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코스콤 역시 478만원을 삭감했지만 3위(937만원)에서 5위로 2계단 내려섰을 뿐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14년 1인당 복리후생비 지출안은 공공기관 정상화 이행계획을 모두 실현했을 때를 가정한 수치로, 직원 복리 후생은 노사 협약으로 결정할 문제이므로 실제 감축 결과는 제출계획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