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 셧다운' 시위 중단…대화 가능성 관측도

'친 탁신 세력'의 퇴진을 요구 중인 태국 반정부 시위대는 2일 방콕 점거 시위를 중단했다.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 등 시위 지도부는 이날 아침 그동안 점거해왔던 방콕 시내 파툼완 교차로에서 철수해 다른 시위 장소인 룸피니 공원으로 시위대와 함께 이동했다.

이로써 반정부 시위대는 방콕의 교통과 정부 활동을 마비시키기 위해 지난 1월 13일부터 시작한 방콕 셧다운(shut-down. 점거) 시위를 사실상 종료했다.


이에 앞서 수텝 전 부총리는 지난달 28일 시위대 앞에서 연설하면서 파툼완, 라차프라송, 아속, 실롬 등 교차로의 점거 시위를 2일부터 중단하고 시위대를 주요 시위 장소인 룸피니 공원으로 결집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시위대는 그러나 잉락 친나왓 총리에게 퇴진 압력을 넣기 위해 정부 활동을 마비시키고, 그의 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관련된 기업의 운영을 방해하기 위한 행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대는 잉락 총리 등 친 탁신 세력의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해 11월부터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잉락 총리는 시위를 가라앉히기 위해 지난달 2일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

그러나 총선에도 불구하고 정국이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반정부 시위대를 향한 총격, 폭탄 공격이 잇따라 폭력 사태에 대한 우려가 가중됐다.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지금까지 시민, 어린이, 경찰 등 23명이 숨졌으며, 700여명이 다쳤다.

집권 푸어 타이당은 반정부 시위대의 점거 시위 중단에 대해 시위 참여자가 크게 준 데다, 시위를 계속하는 데 필요한 자금 지원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선거위원회 관계자는 반정부 점거 시위가 중단됨에 따라 시위대와 정부 사이에 정국 위기 해소를 위한 대화 가능성이 커졌다고 관측했다.

이 관계자는 선거위원회가 양측 사이에 새로 대화가 열릴 수 있도록 주선할 계획이라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했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조기총선 때 반정부 시위대의 저지로 투표가 무산된 서부 펫차부리 주 등 5개 주에서 이날 보궐선거가 실시됐다.

조기 총선 결과 전체 375개 선거구 중 18%에 해당하는 69개 선거구에서 선거 연기를 요구한 시위대의 방해로 투표가 무산됐다.

선거위원회는 투표가 무산된 나머지 주에 대해 당초 다음 달말 보궐선거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투표 절차에 대한 문제로 인해 선거 일정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처럼 투표가 파행을 겪음에 따라 총선 결과가 확정되지 않고 있으며, 새 의회와 정부 구성도 미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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