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연맹 눈밖에 나면 불이익"

잘 못됐다 말 못해, 자격 정지 될 수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2월 28일 (금)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준호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코치)


◇ 정관용>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남자대표팀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둘지 모른다. 우리보다 안현수 한 명이 따는 메달이 더 많을 수 있다, 이런 인터뷰를 한 빙상인한테 빙상연맹이 경고장을 보냈다고 그럽니다. 이 경고장을 받은 분 연결해 봅니다. 이준호 감독인데요. 안녕하세요?

◆ 이준호>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금메달, 92년도 금메달하고, 동메달. 맞죠?

◆ 이준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프랑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 지내신 이준호 감독, 맞으시죠.

◆ 이준호> 네, 맞습니다. 잘 아시네요.

◇ 정관용> 저희 준비하고 방송합니다.

◆ 이준호> (웃음)

◇ 정관용> 조금 아까 제가 소개한 인터뷰 있잖아요. 우리보다 안현수 한 명이 따는 메달이 더 많을 수 있다.

◆ 이준호> 네.

◇ 정관용> 이거 언제 하신 인터뷰예요?

◆ 이준호> 이게 날짜로 한 1월 30일자 신문이었던 것 같아요.

◇ 정관용> 그게 그러니까 쇼트트랙 끝나기 전이잖아요.

◆ 이준호> 아니죠. 올림픽 시작도 하기 전이죠. (웃음)

◇ 정관용> (웃음) 그러니까요. 어떻게 이렇게 정확히 예측하셨어요?

◆ 이준호> 글쎄요. 저도 그냥 그 느낌도 왔고, 그리고 현장에서 있다 보니까. 그리고 선수들의 어떤 이런 걸 보고. 그냥 저도 이렇게 인터뷰하고 끝나고 보니까 거의 점쟁이 수준인 것 같아서 저 자신도 좀 놀라기는 했는데요. 그냥 그만큼 어떤 작년에 대표 선발전 끝나고 나서도 우리 한국 남자선수들은 ‘아, 이거 동메달 하나 따기도 힘들겠는데?’ 그리고 그때 됐을 때 ‘단체전은 물론이고 개인전도 메달 하나 따기 힘들겠다’ 이렇게 제가 얘기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좀 눈에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 정관용> 이 인터뷰를 했다고 빙상연맹으로부터 경고장을 받으셨어요?

◆ 이준호> 글쎄. 경고장이라기보다 제목은 뭐 빙상지도자 언론인터뷰 협조요청 건인데. 제가 뭐, 한마디로 이거죠. 빙상경기연맹의 지도자로 등록된 제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언론사와 인터뷰를 한다, 이런 얘기고. 그리고 이런 식으로 인터뷰가 계속 될 경우에는 사실관계에 대한 검증을 통해서 인터뷰 내용의 사실이 안 밝혀지면 연맹규정에서 불가피하게 연맹에서 대응할 수 있는 대응을 하겠다, 이런 식이죠. 그러니까 경고장이라는 이름으로 날라오지는 않았는데.

◇ 정관용> 내용은 경고이지 않습니까?

◆ 이준호> 그렇죠. 내용으로 봤을 때는 너희 소속 지도자다. 잘못하면 연맹에서 어떻게 할 수 있다, 이런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사실 이준호 감독뿐만 아니라 동계올림픽 시작하기 전에 많은 전문가들이 쇼트트랙 남녀를 다 합해서 잘하면 한 두개쯤 기대할 수 있다. 주로 여자한테 기대할 수 있다. 다 그렇게 얘기했어요. 안 그렇습니까?

◆ 이준호> 네, 그렇죠. 현장에 있는 사람은 다 그것이 보였죠.

◇ 정관용> 그런데 이게 근거가 없고, 사실에 기반하지 않았다? 빙상연맹 분들은 그럼 그렇게 판단을 안 했다는 얘기인가요?

◆ 이준호> 글쎄, 아마 전문가 분들도 판단을 하셨는데, 다만 자기들한테 좀 나쁜 얘기 이런 것들을 듣기 싫다는 거겠죠. 그러니까 얘기하지 말고 입 다물고 있어라, 그런 얘기 아니겠습니까? 제가 생각할 때는 그런 것 같은데. (웃음)

◇ 정관용> 참. 아니, 경기가 진행되고 끝나면 전부 다 모든 국민이 알 수밖에 없는 걸 왜 미리 말 하면 안 된다, 이 말입니까? 이게 지금 걱정스러우니, 더 열심히 해야 됩니다. 이 말도 못합니까?

◆ 이준호> 그렇죠. 그런 식의 얘기를 했는데. 거기 얘기 중에서는 오히려 잘 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서 이번에 쓴 약을 먹었다고 생각하고, 어떤 해결 방안을 찾아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잘 하자, 이런 식의 얘기였었거든요. 이런 것들이 잘못 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나저나 ‘인터뷰 협조요청’이라고 하는 제목의 공문에 보면 앞으로 연맹규정에 의해 대응하겠다고 했는데, 연맹규정에 의해 어떤 대응이 가능한 겁니까?

◆ 이준호> 글쎄요. 연맹소속 지도자니까 빙상경기연맹에서 저 개인에게 소속 지도자한테 내릴 수 있는 징계들이겠죠. 이런 걸로 예전에 있었던 걸로 보면, 자격정지라든지 그다음에 자격 영구제명 이런 것. 제가 보기에는 코치들이 연맹에서 내릴 수 있는 징계들의 종류는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럼 연맹에서 자격정지나 제명 같은 것을 당하면 국내 팀은 지도를 못하는 겁니까?

◆ 이준호> 개인적인 팀은 지도를 할 수 있는데, 시합 같은 것을 하게 되면 코치박스에 들어가서 선수들한테 지시를 내릴 수가 없겠죠.

◇ 정관용> 아, 그래요?

◆ 이준호> 네.

◇ 정관용> 우리 이준호 감독은 한 때 여자 국가대표팀의 코치도 하시고, 또 사실상 우리 한국 쇼트트랙 1세대인데. 현재 빙상연맹하고는 사이가 안 좋으신가봐요?

◆ 이준호> 빙상연맹하고는 뭐 그렇게 개인적으로 사이가 나쁜 것은 없고요. 그냥 제가 다른 어떤, 아무래도 다른 코치들이 아직 워낙 주눅들이 들어있어서 말씀들을 못하니까. 이건 잘못 됐다고 그런 지적들을 잘 못하는데. 저는 아무래도 그런 쪽에서 조금 자유롭게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제 자신이. 그래서 이건 잘못되지 않았냐. 이런 이런 것은 어떻게 잘못됐다 이런 걸 좀 제가 말하는 입장이니까 그런 것들이 싫은 것처럼 비쳐지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다른 코치들이 주눅 들어서 말을 못한다, 이렇게 표현을 하셨는데. 그만큼 빙상연맹이 세고 무섭습니까?

◆ 이준호> 글쎄요. 그냥 세고 무섭다기보다 요즘 제가 이런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언론매체나 기자 분들이 일선 지도자들하고 인터뷰를 한번 하고 싶은데, 어떤 지도자 분들 중에서 인터뷰에 요청하는 지도자를 찾아볼 수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하십니다.

◇ 정관용> 인터뷰에 응하는 지도자를?

◆ 이준호> 인터뷰에 응하지를 안 한답니다, 지도자들이.

◇ 정관용> 왜 그런답니까?

◆ 이준호> 글쎄요. (웃음) 일례로 보게 되면, 소위 말하는 경고장의 어떤 내용이 있는 걸 보낸다든지. 아니면 일상적으로 눈밖에 벗어나게 되면 어쨌든 협회 쪽과 이런 쪽에서 등을 돌리게 되면 아무래도 눈밖에 벗어나게 되면 불이익들이 있겠죠, 아무래도.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안현수 선수는 박근혜 대통령까지 언급을 하고 그래서 이런 저런 조사가 이어질 것 같은데. 좀 나아질까요? 어떻게 보세요?

◆ 이준호> 글쎄요. 전 제가 생각할 때 항상 이랬거든요 올림픽 끝나면 2010년도에는 이정수 문제로 한번 시끄러웠고. 2006년도에는 또 안현수 나와서 파벌... 안현수 아버님하고 싸우시고 난리가 났는데.

◇ 정관용> 그랬다가 또 그냥 조용해지나요?

◆ 이준호> 조금 지나고 나면 거기에 문제가 있는 분들 협회에 있는 분들 조용히 물러나셨다가 저희 동계올림픽...

◇ 정관용> 알겠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이번에는 그냥 유야무야 되지 말아야 될 텐데 말이죠. 이준호 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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