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서울시 25개 구의 300개 유통업체에서 생활필수품과 가공식품 31개 품목에 대해 가격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31개 품목 가운데 가격이 연초보다 연말에 가격이 오른 품목은 16개로 조사됐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고추장으로 1년 동안 가격이 9.7% 인상됐고, 이어 우유 9.3%, 두부 8.6% 등의 순으로 가격 인상률이 높았다.
개별 제품을 보면, CJ제일제당의 '행복한콩 국산콩 부침용(300g)'이 지난해 1월 3,441원에서 12월 3,860원으로 400원가량 올라 가격상승률이 12.2%로 가장 높았다. 매일유업의 앱솔루트 명작 3단계(800g)가 가격이 10.7% 올라 그 뒤를 이었고, 매일우유 오리지널(1L) 10.4%, 대상의 청정원 순창 태양초 찰고추장(1kg) 10.2% 등의 순이었다.
물가감시센터는 특히 동일 제품군에서 가격인상 시기와 인상률이 비슷하게 나타나, 부당한 가격인상 편승이나 담합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센터 자료에 따르면, 밀가루(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삼양사, 동아원)와 장류(CJ제일제당, 대상, 샘표식품)는 1~2월에 가격인상이 발표됐고, 우유(유업계 전체)는 8~9월에 일제히 가격이 올랐다.
인상률 역시 비슷해 제품간에 가격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밀가루의 경우 중력분 1kg 기준으로 최고 비싼 제품과 두번째 비싼 제품의 가격차이는 65원에 불과했다. 우유도 1L 기준으로 19원밖에 가격차이가 없었고, 1kg짜리 고추장도 가격 1,2위간 차이가 165원밖에 안 났다.
물가감시센터는 "제품별로 가격차이가 거의 없는 점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시장규모가 다르고, 인건비, 광고비 등 제조사마다 지출하는 판매관리비의 차이가 존재함에도 제품간 가격 차이가 100원 안팎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센터는 "부당 편승 가격 인상과 암묵적 담합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며, "기업들의 자성과 함께, 정부의 검증 노력과 소비자들의 철저한 시장감시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