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빙자해 불법·조작 일삼은 美경찰관 6명 기소

샌프란시스코 경찰국 곤혹…관련 사건 100여건 무혐의 처리

수사를 빙자해 불법 침입, 협박, 강탈, 사건 조작 등을 저지른 전·현직 경찰관 6명을 미국 연방대배심이 중죄 혐의로 기소했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이 전했다.

기소된 경찰관들은 압수수색을 핑계로 불법 침입한 후 현금과 물건을 강탈해 착복했으며, 사건 보고서를 조작하는 등 증거 날조까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SFC), AP통신, ABC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검찰청은 이날 연방대배심의 기소 사실과 함께 해당 경찰관들의 실명과 피의사실을 공개했다.

기소된 경찰관 중 현직은 5명이며 전직은 1명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경찰국 소속 아샤드 래작(41), 리처드 익(36), 라울 에릭 엘리아스(44)는 호텔 마스터 키로 객실 문을 열고 불법으로 침입해 호텔 거주자들을 위협하고 협박했다.


이들은 공모 하에 이런 직무상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 중 래작과 익은 경찰 사건 보고서도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언 퍼밍거(47), 에드먼드 로블스(46), 레이날도 바가스(45)는 대마초 거래에 가담하고 압수수색을 빙자해 현금·마약·귀중품을 빼앗은 후 착복하는 등 '다수의 범죄 음모'를 꾸민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바가스는 이런 식으로 빼앗은 500달러짜리 애플 상품권으로 애플 스토어에서 아이폰과 아이팟 나노를 산 사실이 들통나 2012년 파면됐다.

퍼밍거는 한 피의자로부터 수사를 빙자해 재산을 강탈한 혐의도 받고 있으나, 상세한 혐의 내용은 공소장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은 비위 경찰관들이 수사에 관여했던 사건 100여건을 무혐의 처리했다. 증거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또 비위 경찰관 중 현직인 5명에게 즉각 정직을 명하고 총기를 회수하는 한편 봉급 지급도 중단했다. 서류상으로만 신분이 유지될 뿐 사실상 즉각 파면인 셈이다.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이런 사실을 알리면서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그레그 셔 경찰국장은 이날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경찰관이 공적인 신뢰를 저버린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며 "내가 경찰국 생활을 하면서 겪은 가장 심각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공공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일 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를 지키기 위해 매일 열심히 일하는 샌프란시스코 경찰국 직원들을 배신한 행위"라고 비위 경찰관들을 비난했다.

이런 비위 사실은 제프 아다치 샌프란시스코 공익변호인이 민원인들의 제보를 받고 2011년 조사에 착수해 폐쇄회로TV(CCTV) 비디오 등 증거를 공개한 것을 계기로 연방 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이 수사를 벌이면서 밝혀졌다.

공익변호인(public defender)은 우리나라의 국선전담변호인과 유사한 역할을 맡는 공직이다.

아다치 공익변호인은 조지 개스콘 지방검사장에게 조사 결과를 넘겼으나 개스콘은 '이해관계 충돌'을 이유로 직접 조사·수사를 사양하고 사건을 연방검찰청으로 인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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