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은 내달 3일부터 중국 선양(瀋陽)에서 일본과 북한의 적십자사가 실무협의를 개최한다고 27일 발표했다. 협의 일정은 일단 9일까지로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NHK에 따르면 이번 협의는 북한측 요청으로 열리게 됐다. 형식은 적십자사간 접촉이지만 일본 외무성 북동아시아 과장과 북한 외무성 당국자가 배석할 예정이어서 정부간 정식 대화에 앞선 당국간 예비회담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주 의제는 북한내 일본인 유골 송환 문제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 협의에 이어 양측 정부 당국간 회담이 열리면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 및 북일 국교정상화 논의에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북일 적십자사 간의 접촉은 2012년 8월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이후 약 1년 6개월만이며 재작년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출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이지마 이사오(飯島勳) 일본 내각관방 참여(총리 자문역)가 작년 5월 북한을 전격 방문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을 만나고 온 이후 북일간 물밑대화설은 계속 제기돼 왔다.
지난 11일 교도통신은 이지마 참여가 지난해 10월 비밀리에 중국 다롄(大連)을 방문, 북한 당국자와 접촉해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고 일본 정부가 부인하긴 했지만 지난달 말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3명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측과 비밀 접촉을 가졌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대북 강경론자로 분류되는 아베 총리는 취임 후 여러차례 걸쳐 "재임중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의지를 표명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