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사우디가 휴대용 대공 미사일과 대전차 로켓 발사기 등 파키스탄 무기를 시리아 반군에 지원하려 한다는 언론 보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시리아에 넘쳐나는 극단주의자와 테러리스트의 손에 민감한 무기가 넘어 가면 시리아 국경 밖에서 사용될 공산이 크다"며 "이는 중동 전역의 안정을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사우디 사이에는 시리아 사태를 두고 서로 엇갈린 입장을 취하고 있어 상당 기간 긴장 관계가 조성돼 왔다.
사우디는 카타르, 터키 등과 함께 공공연히 반군의 무장 지원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반면 러시아는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극소수 우방 가운데 하나다.
중동 현지 언론은 최근 사우디가 파키스탄으로부터 휴대용 대공 미사일과 대전차 로켓 발사기 등을 구입해 요르단을 거쳐 시리아 반군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앞선 14일 사우디의 지원으로 중국제 개인 방공화기와 러시아제 대(對) 탱크 미사일 등이 반군에 제공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역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손에 들어갈 것을 우려해 시리아 반군에 대한 민감한 무기 지원에는 애초부터 반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시리아 정부와 반정부 세력 사이의 제네바 평화협상이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난 뒤 이 같은 입장에 일부 변화가 생긴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