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중앙은행 "예금인출 제한 조치 없을 것"

"과도 내각 안정화 프로그램 밝히면 환율 회복될 것"

우크라이나 금융당국이 정치·경제 혼란에도 불구, 일반인의 예금 인출을 막지 않겠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같은 발표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축출된 지난 한주 동안 우크라이나 전체 예금의 약 7%가 빠져나가며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사태) 조짐이 보이자 금융 당국이 예금인출 제한 조치를 취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나왔다.


우크라이나 우니안(UNIAN) 통신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이날 예금자들의 예금 인출에 대해 어떤 통제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일부 언론이 보도한 예금인출 제한 조치 검토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블룸버그 통신 등은 우크라이나가 자금이탈 방지를 위해 예금인출 제한이라는 고강도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임 중앙은행장 스테판 쿠비프는 이날 "지난주 예금자들이 전체 예금액의 7%에 달하는 30억 달러 이상의 예금을 인출했다"고 확인하면서 "현재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막기 위해 35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통화 흐리브냐의 가치는 사상 최저치인 달러당 10.50 흐리브냐로 떨어졌다. 위기 이전 달러 당 8 흐리브냐 수준을 유지하던 환율은 지난 25일 9.80 흐리브냐를 기록,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었다.

흐리브냐 가치 폭락은 우크라이나의 외환보유액이 지난 한 달 동안 178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급감했다는 부정적 소식이 알려진 데 따른 것이라고 우니안 통신은 전했다.

쿠비프 은행장은 과도 내각이 들어서고 이 내각이 국가 안정화 프로그램과 외부 차관 확보 방안 등을 발표해야만 흐리브냐화 환율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앞서 우크라이나의 국가 신용 등급을 강등한 데 이어 현지 은행, 대기업, 지역 정부 등에 대한 신용 등급도 속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러시아 최대 상업은행 스베르방크와 2위 은행 VTB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제난은 이웃 러시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 안드레이 울류카예프는 이날 현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경제 추락과 금융 혼란이 교역과 투자로 이 나라와 엮인 러시아 기업들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울류카예프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경제 문제 해결 방안을 미국, 유럽 국가나 국제금융기구들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금융 지원에 참여할 것인가'란 질문엔 "아직은 구체적 방안을 말하기 이르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은 뒤에야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러시아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말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에게 약속한 150억 달러 차관 가운데 2차분 20억 달러 제공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1차분 30억 달러는 이미 전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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