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리, 반부패위원회 소환에 불응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는 27일 쌀 수매정책 관련 부정부패 혐의를 조사하기 위한 국가반부패위원회(NACC)의 소환에 불응했다.

이에 앞서 NACC는 잉락 총리가 쌀 수매정책을 펴면서 대규모 재정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바로잡지 않아 총리로서 업무를 방기했다며 이날 NACC에 출두해 혐의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잉락 총리는 그러나 지난 26일부터 이틀째 북부지방을 순시 중이며 NACC에는 자신의 법률팀을 대신 파견하기로 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잉락 총리는 취임 직후인 지난 2011년 하반기부터 농민들의 소득증대, 부채탕감을 위해 시장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쌀을 수매해왔으며 이 때문에 최소한 44억 달러(약 4조7천억원)의 재정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지난해 말부터는 수매 재원이 고갈돼 농민들에게 수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NACC는 잉락 총리에 대한 혐의를 조사한 뒤 상원과 검찰에 각각 그에 대한 해임 및 기소를 권고할 수 있다.

NACC가 상원에 잉락 총리의 해임을 권고하면 잉락 총리는 그때부터 업무가 정지되며 상원이 이 권고를 받아들이면 총리직에서 해임된다.

또 검찰이 NACC의 권고를 받아들여 법원에 기소한 뒤 법원이 그에 대해 유죄판결을 내리면 형사처벌을 받아야 한다.

NACC가 상원에 잉락 총리의 해임을 권고할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나 앞으로 1∼2개월 안에 결정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NACC와 선거위원회 등은 입법·행정·사법부로터 독립된 기관으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와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NACC의 조사로 잉락 총리가 해임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친정부 단체인 이른바 '레드 셔츠' 운동원들은 26일에 이어 이틀째 NACC를 포위하고 이 기관이 잉락 정부를 몰아내기 위해 편파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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