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언론인 피습, 중국 고위인사 보도 관련 가능성"

26일 발생한 홍콩 유력지 명보(明報)의 전(前) 편집장 피습 사건은 이 신문이 최근 중국 고위 인사들의 부패 의혹을 보도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7일 이번 공격이 명보가 최근 고위 중국 인사들의 사업 관련 문제를 보도하는 기사를 내보내는 등 그동안 명보의 보도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추측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명보는 최근 중국 전·현직 지도부의 친인척과 갑부들이 대거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를 세워 탈세를 해왔다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탐사보도에 홍콩측 파트너로 참여해 관련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다.

명보의 케빈 라우 춘-토(劉進圖·49) 전 편집장은 전날 오전 출근길에 괴한 2명으로부터 흉기로 공격당했다.


사건 장소는 홍콩 수상경찰 본부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곳으로, 범인은 수초 만에 라우 전 편집장의 등과 팔 등 6곳을 손도끼로 찌른 뒤 공범이 모는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다.

홍콩 경찰 소식통은 범행 수법에 대해 "경고를 하기 위해 죽이지는 않고 계획적으로 불구를 만드는 조직폭력단의 전형적인 공격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라우 전 편집장은 등에 16cm 깊이의 상처를 입어 6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중태다.

경찰은 공격 직전의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 TV 화면을 공개하고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잔인한 공격에 충격을 받은 홍콩에서는 규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홍콩 행정수반인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사건 직후 이번 공격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사건 당일 오후에는 직접 병원을 찾아 가족들을 위로하고 신속한 사건 해결을 다짐했다.

클리포드 하트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도 전날 오후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홍콩 정부가 잔인한 이번 범죄를 규탄하면서 철저한 조사를 통해 가해자들을 신속하게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다짐한 데 대해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명보는 사건 해결을 위한 정보 제공자에 100만 홍콩달러(약 1억4천만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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