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틀째 '총리퇴진' 시위…야당, 집회 주도

터키 주요 도시에서 26일(현지시간) 총리의 부패와 관련한 감청파일이 폭로된 것을 계기로 총리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틀째 이어졌다.

도안뉴스통신 등은 이날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 등 주요 도시에서 수천명이 모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와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의 퇴진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스탄불 도심 탁심광장에서는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이 집회를 주도했으며 공화인민당 지지자와 시민 등 수천명이 참여했다.

다음 달 30일 열리는 지방선거에 이스탄불시장 후보로 나선 무스타파 사르귤은 가짜로 3천만 유로짜리 돈뭉치를 만들어 시민에게 나눠주며 총리의 부패를 비난했다.

지난 24일 밤 유튜브에 공개된 음성파일에는 에르도안 총리가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의 수사에 대비해 아들 집에 있던 10억 달러(약 1조700억원) 상당의 현금을 다른 집에 숨겨놓으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녹음됐다.

이 대화에서 총리의 아들은 "아직 3천만 유로는 처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 시위대는 총리가 아들에게 "(돈을) 없애버려라"라고 말한 것에 빗대어 "부패를 없애버리자"는 피켓을 들었다.

또 지난해 여름 반정부 시위 당시 대표적 구호인 '모든 곳이 탁심, 모든 곳에서 저항'을 바꾼 "모든 곳이 뇌물, 모든 곳이 부패"라는 구호를 외쳤다.

전날에도 이스탄불과 앙카라, 이즈미르, 안탈리아, 부르사, 트라브존, 에스키셰히르, 안타키아, 차낙칼레 등 주요 도시에서 밤늦게까지 시위가 벌어졌으며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진압하고 수십명을 연행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감청파일이 조작된 것이며 터키 총리에 대한 반역적 공격이라고 주장했지만 야당은 전문가들에게 의뢰한 결과 조작된 흔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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