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신흥 우크라 권력 합법성 공방(종합)

외교 당국 간 성명 공방이어 상원 의장·전직 대통령들도 가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새로 들어선 우크라 정치권력의 합법성을 두고 외교 공방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가 합법적 집권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의회 중심의 우크라이나 새 정치권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비판하는 데 대해 우크라 측은 정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의회의 집권 절차는 합법적으로 이루어졌으며 문제 될 게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 양국 외교 당국 성명 공방 =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26일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최고 라다(의회)의 합법성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우크라이나 야권이 지난 21일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체결한 정치 위기 타개 협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한 러시아 외무부의 성명을 반박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앞서 24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의회의 합법성이 깊은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의회는 '혁명적 필요'라는 명분을 내세워 각종 '결의'와 '법률'을 양산해 내고 있으며 여기엔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러시아인)의 이권과 연계된 것들도 있다"고 비판했다.


외무부는 이어 우크라 의회가 지난 21일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주요 야권 지도자들이 체결한 정국 위기 타개 협정을 파괴하고 이 문서의 주창자와 보증자들의 권위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정 서명에는 독일, 폴란드, 프랑스 외무장관들이 증인으로 참석했고, 미국과 EU, 다른 국제기구들이 이 문서 채택을 환영했음에도 협정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러시아 외무부 성명에 대해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전(前) 정권의 폭력이 동반된 심각한 정치·사회 위기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행동을 요구했다"면서 정당성을 주장했다.

성명은 이어 "최고 라다는 우크라이나의 유일한 합법 기관이자 합법적 권력기구로서 국가 정세 안정화를 위한 책임을 맡아 (대통령과 야권 간에 체결된) 협정에 명시된 여러 사항들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했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또 러시아 외무부 성명에 담긴 소수 민족 권리 침해 주장은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으며, 우크라이나의 새 권력이 테러 방식으로 반대자들을 탄압하고 신(新)나치주의를 유포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러' 의회, 우크라 전직 대통령들도 가세 = 양국 외교부 간 공방에 이어 러시아 상원 의장과 우크라이나 전직 대통령들도 비난전에 가세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회의(상원) 의장 발렌틴 마트비옌코는 우크라이나 의회에 의해 축출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합법적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마트비옌코 의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야누코비치는 합법적으로 선출되고 권력을 유지하는 대통령이며 이는 사실"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하기 위해선 "먼저 의회에서 탄핵 절차가 이루어져야 하고 그 뒤 헌법재판소와 최고법원이 같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이같은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이상 야누코비치는 여전히 합법적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레오니트 크라프축(1991~1994), 레오니트 쿠치마(1994~2005), 빅토르 유셴코(2005~2010) 등 3명의 우크라이나 전직 대통령들은 우크라의 새 집권 세력을 비판하는 러시아를 향해 내정 간섭이라며 비난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들은 이날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한 서방의 시도를 우크라 내정에 대한 간섭이라고 주장해온 러시아가 지금 스스로 크림반도의 정치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사법당국이 직접 나서 국내 러시아어 사용 주민들의 권리 훼손과 관련한 허위 주장과 역사적·문화적 다양성에 의존하는 지역 간 반목 조장 행위들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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