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공급 방안 '부실'…"정부에 실망했다"

주택협회 관계자 "민간 임대주택 공급 없이는 전월세 해결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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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6일 발표한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은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통해 임대주택을 늘리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017년까지 리츠 임대주택 4만 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정도의 물량 가지고는 전월세 문제를 해결하는데 역부족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대형 민간건설업체들이 임대주택 시장에 진입하도록 유도하는 제도적 지원 방안이 빠졌다는 점에서 임대주택 공급에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 무주택 830만 가구…리츠 임대주택 4만 가구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전국의 무주택 서민은 830만 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지난해 137만 가구가 새로운 전셋집(83만 가구)과 월세방(54만 가구)을 찾아 이사를 했다.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불안이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가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통해 발표한 리츠 임대주택 4만 가구 공급 계획은 전체 무주택 가구의 0.5%도 채 안되는 적은 물량이다.

KB금융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임대사업자에게 세제, 금융혜택을 줌으로써 전월세 시장의 안정화를 꾀한 것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임대주택을 많이 지어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 민간건설업체들의 임대주택 공급 물량이 연간 1만~2만 가구에 머물러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연간 1만 가구의 리츠 임대주택을 추가 공급한다해도 임대시장의 갈증을 해결하는데는 역부족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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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간건설업체, '임대주택 기피'…"구조적 한계"

현재 국내 민간임대주택 시장은 ㈜부영이 주도하고 중소 건설업체들이 조금씩 참여하는 열악한 구조를 갖고 있다.

지난 2012년 공급된 민간임대주택 2만1,356가구 가운데 37%인 7,929가구를 부영이 공급했다.

국내 10대 메이저 건설업체들은 임대주택시장에 아예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 업체는 임대주택 공급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브랜드 이미지 추락, 관리비 부담 등으로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면서 리츠 설립에 초점을 맞춘 것도 민간건설업체에 대해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민간건설업체 지원방안 제외…"정부 대책에 실망했다"

국내 민간건설업체들은 정부의 이번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이다.

대한주택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임대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민간건설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각종 지원책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전혀 나온 것이 없다"며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메이저 업체들이 임대주택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세제, 금융지원 방안 등을 정부에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건설업체들은 국민주택기금이 오는 6월까지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공공임대주택자금의 기간을 연장하고, 지원 금리도 3.3% 이하로 낮춰 줄 것을 요구해왔다.

또, 임대주택은 준공 이후에도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최소 5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이 기간에 법인세와 재산세 등을 인하하는 획기적인 조치를 기대했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일부 대형 건설업체들이 임대주택 시장에 대해 관심을 보였지만, 진입장벽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민간임대주택 공급은 더욱 힘들어 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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